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뮤지컬 '광염소나타'
오 위대한 예술가여, 그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1930년 김동인 작가, 소설'광염소나타'

[문화뉴스 MHN 박한나 기자] 직접 보고 쓰는 공연 리뷰, 피로 물든 죽음의 소나타. 뮤지컬 '광염소나타'이다.

'기회라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서, 그 사람의 천재성과 범죄 본능을 한꺼번에 끌어냈다면 그 기회를 저주해야겠습니까, 축복해야겠습니까?' 짙은 현악의 무빙과 격렬한 피아노 소리가 무겁게 깔려진 무대 위.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껏 상기된 표정의 S와 지루한 표정의 K. 곧 이어지는 그들의 대화는 한치 양보도 없는 평행선을 달린다.

출처 아담스페이스
[MHN 리뷰] 짙어지는 선율의 부름, 예술과 도덕 사이 평행선 뮤지컬'광염소나타'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화려한 데뷔로 후속작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는 작곡가 J와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지니며 늘 J를 응원하는 그의 친구 S, 그리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 J의 음악적 완성을 이용, 그의 살인을 부추기는 교수 K와의 치열한 내면 갈등과 인간의 욕망을 그린 스릴러 작이다. 

폴란드 정부가 수여하는 1급 훈장인 ‘글로리아 아르티스(Gloria Artis)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J는 수상 이후 단 한 곡도 써내지 못하며 늘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J의 음악적 뮤즈이자 친구 S는 순수했던 자신들의 음악적 신념을 J로 하여금 다시 상기시키려 노력한다.

출처 아담스페이스
[MHN 리뷰] 짙어지는 선율의 부름, 예술과 도덕 사이 평행선 뮤지컬'광염소나타'

천재적인 음악 재능을 가졌지만 악보를 기록하지 못하는 S, 그의 재능을 질투하는 J는 결국 클래식계의 저명한 교수 K를 찾아가 다시 작곡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계속되는 혹평에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만취 상태로 운전. 교통사고를 낸다.

그 순간 J를 감싸는 짙은 혈향과 거짓말처럼 들리는 멜로디. 순식간에 J는 제 1악장을 작곡해낸다. 눈앞에서 그려지는 선율에 의문을 갖게 된 K는 그 비밀을 알게되고 J에게 연쇄적인 살인을 통해 J가 소타나를 완성하도록 부추긴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S는 필사적으로 그를 말린다.

1930년 김동인 작가, 소설'광염소나타'

‘광염소나타’는 1930년도 김동인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의 소설은 대표적 탐미주의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탐미주의란 예술적 아름다움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것으로, 도덕적 가치와 충돌하기도 해 논란을 낳기도 한다. 즉, 예술은 강렬하고 아름다운 표현만으로도 가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품 안에 꼭 어떤 의미를 담지 않아도 아름답다면 괜찮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소설 '광염소나타'의 등장은 당시 우리나라 소설계의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들에게 소설은 예술 자체의 목적보다는 민중을 계몽하는 것에 그 의미를 두고 있던 찰나이기 때문이다. 김동인 작가의 글을 당시 계몽주의 문학에 반기를 드는 행위이기도 했다. 약간의 내용은 다르지만, 소설에서도 역시 작곡을 위한 방화, 살인 등의 범죄를 끊임없이 저지르고 그로부터 창작의 에너지를 얻어내는 과정이 그려진다. 비로소 그의 음악은 조화와 균형보다는 원색적인 길들여지지 않은 아름다움을 표현해 내게 된다.

출처 문화뉴스 DB
[MHN 리뷰] 짙어지는 선율의 부름, 예술과 도덕 사이 평행선 뮤지컬'광염소나타'

베클렘트(Beklemmt) '어떤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살인을 통해 자신의 도덕성·인간성과 명곡을 맞바꾼 J. 도덕적 문제로부터 야기된 역사에 남은 위대한 작품의 탄생은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인가. 뮤지컬‘광염소나타’는 베토벤의 카바티네 악보에 적혀 있는 독일어 ‘베클렘트(Beklemmt)’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있다. 베클렘트(Beklemmt)는 ‘옥죄고 괴롭고 압박한다’는 의미로, 실제 베토벤은 해당 곡을 작곡하며 쉼없는 고통과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출처 문화뉴스 DB
[MHN 리뷰] 짙어지는 선율의 부름, 예술과 도덕 사이 평행선 뮤지컬'광염소나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는 창작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다. 이 작품은 주변의 자극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이 모든 과정을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창작의 과정을 밟는 이들의 지극히 당연한 비애를 그려낸 작품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 누구도 J의 살인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을 멈추게 된다. 물론 J의 살인에 대한 정당화를 주장할 순 없다. 그러나 작품을 향한 젊은 음악가의 열망과 열등감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베클렘트, 어떤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과연 그 대가는 누가 지불한 대가이며 누가 얻게 되는 이득인가. 피로 화염으로 물든 소나타 속엔 모든 것이 희미하기만 하다.

출처 아담스페이스
[MHN 리뷰] 짙어지는 선율의 부름, 예술과 도덕 사이 평행선 뮤지컬'광염소나타'

뮤지컬 '광염소나타'는 오는 8월 30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레스 1관에서 상연된다. 이후 오는 9월 18일 2차 공연과 함께 일본, 동남아시아, 미주, 유럽 등의 국가에서 실시간 온라인 송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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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리뷰] 짙어지는 선율의 부름, 예술과 도덕 사이 평행선 뮤지컬'광염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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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김동인 작가, 소설'광염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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