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독서 문화마저 퇴보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도서구입비가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계가 책을 사는 데 지출한 비용은 월평균 1만8690원으로 1년 전인 2012년(1만9026원)보다 1.8% 줄었다. 이는 조사 대상이 전국 가구로 확대된 2003년 이래로 최저 수준이다.
 
가계가 한 달에 구입한 책은 2권이 채 안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2013년 출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도서의 평균 정가는 1만4678원이기 때문이다.
 
가계의 도서 구입 지출비용 추이를 보면 2003년 월 2만6346원에서 2004년 2만1325원으로 떨어진 뒤 2만∼2만1천원 선을 맴돌다가 2012년 2만원선 아래로 더 내려가 1만원대에서 2년 연속 머물고 있다. 도서 구입비의 감소는 가계의 주머니 사정, 독서 문화의 퇴조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적은 가계일수록 책 구매에 인색했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계는 책을 사는데, 월평균 5,278원을 썼다. 1년 전보다 12.9%나 감소한 수치다. 반면 상위 20%에 속한 가계는 전년보다 9% 늘어난 3만1,060원을 도서구입비용으로 지출했다.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원인이겠지만, 소득격차로 인한 학습격차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교보문고가 매년 발표하는 '연간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에 따르면 전자책 등 디지털콘텐츠 판매 성장률은 2012년 31.3%, 2013년 27.4% 등 고공행진을 지속해 전자책이 종이책을 일부 대체하는 경향도 보였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년전 보다 2.1%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1.2%)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월평균 소비지출 증가율도 0.9%로 2004년 이래 가장 낮았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총 급여 7천만원 이하의 봉급생활자에 대해 100만원 한도의 도서구입비를 소득공제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화뉴스 신일섭 기자 invuni1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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