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위의 이더리움 외에도 수많은 암호화폐 난립
이들 암호화폐는 믿을 수 있는 자산일까?

[문화뉴스 김종민 기자] 얼마 전까지 등락을 거듭하던 비트코인의 신화가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31일 기준 1비트코인이 7천만원의 가격을 상회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붐'뿐만이 아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 전체 시장에 유입되는 현금 규모도 커졌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을 나타내는 지표인 '업비트 인덱스'를 제시하는데, 지난해 말과 비교해 세 배 이상 오른 수치다. 

이 지표에는 물론 전체 코인 시장규모의 70%를 차지하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많이 반영됐지만, 나머지 30%의 암호화폐의 개수도 수십에 이른다.

비트코인 외의 이들 암호화폐는 왜 이렇게 많이, 또 어떻게 생긴 것일까? 

31일 7천만원대 돌파, 사진=업비트 캡처
31일 7천만원대 돌파, 사진=업비트 캡처

■ 비트코인=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한 종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생기는 이유는 한 마디로 '신뢰도'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보자.

거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거래를 보증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특히 IT 환경처럼 기술 기반으로 거래가 진행되는 오늘날에는 더더욱 그 역할이 중요하다. 내가 타인의 통장에 금전을 보냈더라도, '금전을 보냈다'라는 정보를 보증해주지 않으면 돈만 날린 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를 보증해주는 것은 전통적인 기관, 은행이 담당했다. 

블록체인은 중앙 집권적인 인증 방식을 탈피한 신기술이다. '암호화 기술'과 컴퓨터 공학적 방법인 '작업 증명'을 사용한다.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거래의 보안을 담당하고, 많은 '채굴꾼'들이 고성능 컴퓨터 알고리즘 연산으로 문제를 풀어(자격을 증명하고) 타당한 거래를 보증한다. 핵심은 '암호화 기술'과 '거래 증명 알고리즘'이다.

전통 시스템과 블록체인의 비교,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전통 시스템과 블록체인의 비교,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암호화폐는 일종의 보상이다. 신뢰도를 보증해주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참여자들인 '채굴꾼'들에게 참여한 대가를 지급하는 일종의 '지분 나눔'이다.

가장 흥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바로 위와 같은 방식을 택한다. '금전 거래' 정보를 어떤 중앙 기관의 인증이 없이도 보증할 수 있다. 많은 참여자들이 그것을 대신해준다. 이렇게 얻은 신뢰도는 그 자체로 강한 보안 생태계가 된다. 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격, 지분은 비트코인이다.

■ 비트코인 외의 암호화폐가 생기는 이유

그렇지만 세상에는 거래 정보 외에도 '보증'이 필요한 중요한 정보가 많다. 또 암호화와 보증을 위해 각자 다른 기술이나 규약을 택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암호화폐들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암호화폐의 가치는 어떤 정보를 보증하느냐, 얼마나 잘 보증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여기까지만 봐서는 암호화폐가 게임 머니와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게임에 있어서 우선 중요한 것은 게임 콘텐츠다. 이는 블록체인에서 보증하고자하는 정보에 대응된다. 게임 회사가 게임 참여자들에게 게임 머니를 제공하듯, 블록체인 생태계의 참여자들에게 코인 보상이 주어진다.

게임 콘텐츠가 좋을수록, 게임사가 게임 운영을 잘 할수록 게임 머니의 가치는 커지고 현실에서도 거래된다.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이 보증하고자 하는 정보가 중요할수록, 블록체인 참여자가 많아 보증이 원활하게 이뤄질수록 해당 암호화폐의 가치는 높아진다.

다양한 암호화폐, 사진=업비트 캡처
다양한 암호화폐, 사진=업비트 캡처

믿을만한 배급사가 게임사를 인수해서 운영한다면,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게임 머니의 가격도 뛸 것이다.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을 운영하고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회사나 조직이 흥하게 되면 다른 대기업 등의 지원이나 투자를 받기도 한다.

아예 기업에서 체계적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도입하고 암호화폐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 거래소에서는 살 수 없는 '네이버'의 코인 '라인 링크' 등이 그 예시다. 이렇게 기업의 관심을 받은 암호화폐들은 금방 가격이 치솟곤 한다.

비트코인 외의 대표적인 암호화폐는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Ethereum)이다. 비트코인은 거래나 결제 정보를 보증하는데, 이더리움은 다양한 앱들의 투명성을 보증한다. 

이더리움은 보안과 범용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메일, 계약서, SNS 등 보안이 중요한 다양한 앱들과 호환이 될 수 있도록 정보를 보증한다. 이더리움은 '분산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불리는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개발자들은 이 플랫폼 내에서 규약에 따른 앱을 만들 수 있다.

다른 암호화폐로는 기상 정보를 보증하는 '옵저버'라는 코인도 있다. 중앙 기관에서 정보를 수집-관측해서 슈퍼 컴퓨터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개개인의 참여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기상 정보를 제공한다. 참여자들은 기상 정보를 보증한 대가로 옵저버 코인을 지급받는다. 생성된 정보는 금융, 투자, 보험, 유통 등의 기상 데이터로 활용된다.

사진=옵저버 홈페이지 캡처
사진=옵저버 홈페이지 캡처

■ 암호화폐를 현금과 바꿔서 거래할 수 있는 이유, 코인 공개(ICO)

아무리 탁월한 정보를 보증하는 플랫폼이라고 해도, 그 플랫폼을 내가 갖고 있어야 내 재산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없을 때는 그 플랫폼에 대한 지분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플랫폼의 당사자와 만나서 거래를 체결해야만 했다. 그러나 거래소가 생기면서 거래소에서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유명 개발자들이 개발한 플랫폼들은 거래소에 등록하기 위해 코인을 추가 발행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면 금방 가격이 치솟는다.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과도 유사한 형태다.

문제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을 다시 예시로 들어보자. 게임 머니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그 게임이 좋은 콘텐츠로 흥했을 때다. 그런데 사람들이 게임 머니를 이용한 단타 매매에 몰려서, 게임 머니 가격만 치솟을 수도 있다. 

이 때를 이용해 블록체인 운영자들이 암호화폐를 추가로 발행하기만 하면, 단타 매매를 노린 구매자들이 금방 현금으로 구매하게 된다. 코인을 발행하기만 하면 활장에서는 돈이 된다. 운영진 측에서는 소위 '돈 복사'가 가능한 셈이다. 

사진=SNS 캡처
사진=SNS 캡처

실제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보다, 암호화폐를 추가 발행해서 단기적인 이익을 취하거나, 암호화폐 투자자를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과정에서 현금을 챙겨 도망간 사건도 자주 있었다. 증권 시장에서 기업 공개를 하는 경우 정부와 금융 감독 기관의 무거운 규제를 통해서 엄격한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블록체인 생태계는 상호 감시나 의무 규약이 전부라 약점이 많다.

따라서 암호화폐 거래소와 블록체인 생태계의 역할은 이들 '사기꾼'을 식별하고, 그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상장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투기 수단으로서 암호화폐가 거래되는 것을 넘어 진정 플랫폼 내의 '자산'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 이들 거래소의 감독과 견제 기능이 잘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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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말고 다른 코인? 다양한 암호화폐가 존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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