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을 마감하는 페드르 (사진=에피파니모먼츠 제공)
생을 마감하는 페드르 (사진=에피파니모먼츠 제공)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한불 합작 음악극 페드르(Phèdre)가 지난 3월 2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음악극 페드르(Phèdre)는 17세기 장 라신의 ‘페드르(Phèdre)’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에는 테제(아테네의 왕), 페드르(테제의 아내), 이폴리트(테제와 앙티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아리시(아테네 왕족의 딸), 외논(페드르의 유모), 테라멘(이폴리트의 스승), 이스멘(아리시의 심복), 파노프(페드르의 시녀) 등이 등장하며, 5막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음악극 페드르(Phèdre)는 8막으로 구성을 수정했고, 막마다 피아니스트 안종도가 하프시코드를 위한 모음곡을 피아노로 연주했습니다. 

 

음악극 페드르는 장 라신의 ‘페드르(Phèdre)’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음악극 페드르는 장 라신의 ‘페드르(Phèdre)’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장 라신의 원작 ‘페드르(Phèdre)’는 도덕적으로 불가능한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아테네의 여왕 페드르는 의붓아들인 이폴리트를 사랑했지만, 이폴리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결국 페드르는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1639년 소금창고 대리인의 아들로 태어난 장 라신. 그가 태어난 후 2년 뒤인 1941년 그의 어머니를 잃고, 또다시 2년 뒤인 1943년 아버지마저 잃게 됩니다. 6년 뒤에는 할아버지도 세상을 뜨게 되고, 할머니는 장 라신을 데리고 포르루아얄데상 수도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어렸을 적 부모의 부재가 ‘페드르(Phèdre)’에도 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음악극 ‘페드르(Phèdre)’에서는 프랑스에서 연극 및 TV 드라마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라파엘 부샤르(Raphaèle Bouchard)가 페드르를 연기했습니다. 홀로 연기하는 모노드라마이기에 페드르의 시선에서 음악극을 풀어나갑니다. 독백으로 극을 이끌지만, 관객을 향해 몇 마디의 방백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페드를 연기한 라파엘 부샤르(Raphaèle Bouchard), 피아니스트 안종도 
페드를 연기한 라파엘 부샤르(Raphaèle Bouchard), 피아니스트 안종도 

 

페드르는 이폴리트에 대한 사랑을 억누르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억압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통념을 흔든다는 사회적 시선을 거부했습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이폴리트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받아들이지 않자 테제왕으로 하여금 이폴리트를 죽이도록 종용하게 되고 이폴리트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폴리트를 죽인 죄책감에 페드르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음악극 ‘페드르(Phèdre)’는 끝을 맺게 됩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골든 글로브 수상 소감에서 ‘1인치의 자막의 장벽’을 넘으면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음악극 페드르는 프랑스어로 진행돼 자막이 제공됐습니다. 배우의 연기에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작품의 접점을 넓히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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