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클래식 분위기와 연주의 최고봉
공연일시: 8월27일(토)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

가장 정통 클래식적 분위기와 거기에 가장 부합하는 연주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서울시향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연주회. (사진 서울시향) 
가장 정통 클래식적 분위기와 거기에 가장 부합하는 연주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서울시향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연주회. (사진 서울시향) 

 

글: 여홍일 음악칼럼니스트

서울시향 공연을 정통 클래식의 분위기와 연주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8월에 있었던 서울시향의 우즈베키스탄 출신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이나 롯데콘서트홀이 올해 3회째로 주최한 클래식 레볼루션에서도 시향이 연주한 코른골트 교향곡 연주도 이런 관점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
가장 최근의 서울시향 연주였던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도 경기필이나 인천시향, 원주시향, KBS교향악단등 대부분의 출연 오케스트라들이 멘델스존 교향곡 1번, 2번, 3번, 4번, 5번의 멘델스존 일색의 연주 레퍼토리들을 갖고 나왔고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협연, KBS교향악단 연주가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하이라이트로 꼽혔으나 가장 정통 클래식 연주를 들려준 서울시향의 코른골트 교향곡 연주가 정통 교향곡 연주의 분위기 측면에서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진정한 승자(勝者)였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4월22일의 브루크너 교향곡 2번의 연주 오버랩시키는 연주’
공연이 굉장히 좋았음에도 많은 관객이 함께 하지 못해 때로는 아쉬움을 낳는 연주회가 있다. 올해 2022 롯데콘서트홀의 클래식 레볼루션에 출연한 서울시향의 코른골트 교향곡이 8월의 여름축제로서 손색없이 밀도 높은 진중한 교향곡의 연주를 들려주는 매우 훌륭한 것이었음에도 많은 관객이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공연이 됐다.

 이런 이미지의 서울시향이 한때 영화음악에 매진하기도 했던 코른골트의 클래식 교향곡 F#장조, Op. 40과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를 클래식 레볼루션 무대를 통해 들려준 것은 코른골트의 영화음악 작곡가로서보다 ‘클래식’ 작곡가로서의 이미지업 계기를 국내 관객들에게 준 좋은 케이스가 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까지 '클래식' 작곡가로 남길 원했던 코른골트는 1952년에는 교향곡 Op.40, 1953년에는 관현악을 위한 주제와 변주곡 Op.42를 작곡하여 이러한 작품들은 유수의 관현악단들에 의해 연주되기는 하였으나, 신진 작곡가들이 주도하는 현대음악계에는 거의 어떤 이슈거리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시향의 연주에 대해 내가 이런 정통 클래식 분위기와 그것에 가장 잘 부합하는 연주를 들려준다는 느낌을 갖게 된 계기는 올해 지난 4월 한 달 내내 교향악축제 총 20개의 연주 일정 가운데 12개의 지방 교향악단의 서울 나들이 연주를 객석에서 직접 보면서 서울시향 연주가 국내 클래식계 무대에서 가장 정통 클래식 분위기와 그것에 부합하는 연주를 가장 잘 들려주는 연주단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다.

 이런 인상을 준 대표적 서울시향의 연주회는 지난 4월22일의 서울시향의 브루크너 교향곡 2번 연주무대를 우선 꼽아야겠다.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과 대타로 출연한 동향 러시아 출신의 지휘 바실리 페트렌코가 이끈 리스트 피아노협주곡 제2번의 첫 전반부 연주무대도 군더더기 없는 서곡 연주를 생략하고 음악의 엑기스 진액을 선사하는 무대로 들렸고 특히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은 서두르지 않는 스타일로 리스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의 스타트를 이끌면서 이날의 서울시향 연주회가 꽤 고급스럽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내게 주었다.

 시향의 이런 정통 클래식적 분위기에 가장 부합하는 연주를 서두로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클래식의 변방에 가까운 우즈베키스탄의 두 연주자가 이끈 지난 8월27일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3번 무대가 정통 클래식적 분위기를 주면서 지난 4월22일의 서곡연주를 생략한 서울시향 브루크너 교향곡 제2번 무대를 오버랩시키는 듯한 느낌을 가졌기 때문이다.

-“아카데미적인 것에 대비된 압둘라이모프의 파워풀하고 생기넘치는 피아니즘!”
‘그 어떤 음도 소홀히 다루지 않아 그것이 베조드 압두라이모프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거나 같은 동향의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지휘에 대해 ‘프레이징은 깔끔하지만 흩날리거나 가볍지 않고 고혹적 사운드로 중후한 맛을 잘 살렸다’는 평들이 내 개인적으로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지휘가 지난 4월의 러시아 출신의 지휘 바실리 페트렌코의 모습을 흡사 연상시켰다. 쇼하키모프의 지휘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의 구조가 명확히 구분되며 드러났고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매우 잘 만든 내내 생기가 넘치면서도 밸런스가 매우 좋았다는 평들에서 지휘자가 더 인상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우즈베키스탄 음악계의 미래로 회자되는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의 연주는 클래식 연주계의 변방으로 취급되는 지난 8월21일 내한연주회를 가졌던 베트남계 당 타이손처럼 클래식 변방국에서 클래식의 흥을 지필 연주자들로 여겨져 내게는 초반부터 흥분되고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1980년 아시아인 최초로 쇼팽피아노 콩쿠르의 우승자 베트남계 당 타이손이 8월21일 내한연주회에서 가졌던 라벨의 ‘죽은 왕녀을 위한 파반느’나 드뷔시의 ‘영상1권’, 프랑크의 ‘전주곡, 코랄과 푸가’, 그리고 쇼팽의 마주르카 작품번호 24등의 춤곡들은 이미 60대를 넘긴 강단의 아카데믹적 피아니즘의 편린을 보여주는 피아노 연주들이었다.
연주 시작전 건반을 두 손으로 잡는등 같은 아시아계의 비슷한 무대스타일을 보여준 베조드 압둘라이모프의 최근 동영상 연주장면 우크라이나 작곡가 Alexey Shor의 ‘From My Bookshelf'의 연주나 리스트의 Piano Sonata in B minor, S. 178, 유라이 발추하와 데카앨범을 통해 녹음한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제1번등에서 좀더 파워풀한 압둘라이모프의 연주, 생상스의 피아노협주곡 No.2에서의 생기가 넘치고 때로는 현란하며 섬세한 연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3번이나 쇼스타코비치 피아노협주곡 제1번의 생기가 넘치는 압둘라이모프의 연주를 들으면서 압둘라이모프는 이번 서울시향과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3번의 연주에서 보듯 폭넓은 레퍼토리들을 소화하며 1990년생의 젊음이 한창인 피아니즘을 전달해주는 연주자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2012년부터 몇몇 매체에 본격 음악칼럼 리뷰를 게재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글로벌협의회에서 주한 대사 외교관들의 지방축제 탐방 팸투어 전문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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