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라', 완성된 곡...정해둔 대로 놀려고 하죠"
"류크에게 정의란? 아무 의미 없어요"
'마틸다' 트런치불, '데스노트' 류크...연달아 캐릭터 짙은 연기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파"

[인터뷰①] "류크, 언젠가는 할 줄 알았죠"...장지후가 '데스노트' 안 본 이유에 이어서

사진=뮤지컬배우 장지후 / 본인 제공
사진=뮤지컬배우 장지후 / 본인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흰 얼굴에 검게 칠한 입술과 눈. 뮤지컬 '데스노트' 속 류크를 돋보이게 하는 데는 진한 분장도 한몫한다. 준비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무대에서 자유롭게 연기하기에 불편함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장지후는 의외로 다른 작품보다 편하다고 무대 뒷이야기를 전했다.

"의상이 불편해 보이지만 스판 재질이라 굉장히 편해요. 분장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고요. 흰색으로 바탕 뿌리고 까맣게 포인트만 하면 되거든요. 일반 분장 시간과 큰 차이가 없어요. 대신 지울 때가 힘들죠. 목까지 다 칠하다 보니 샤워를 하지 않고서는 퇴근을 할 수 없어요. 나름 좋은 점이라면 집에 가서 바로 자면 된다는 거? 바로 침대로 다이빙이죠.(웃음)"

이토록 매력적인 류크지만 솔로 넘버는 '키라' 한 곡뿐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그의 노래를 들을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쉽기도 하다. 장지후 역시 "류크의 익살스러움이나 장난기를 표현해 주는 넘버가 하나 정도 더 있으면 어떨까 싶다"며 개인적인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렇게 될 수 없는, 돼서는 안 되는 이유도 명확했다. 바로 밸런스. 그가 꼽은 '데스노트' 인기의 요인이기도 했다.

사진=뮤지컬 '데스노트'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데스노트'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키라'는 류크를 설명해 주는 '아이엠송'(I'm song)인데 동시에 라이토의 상황, 인물의 분위기까지 같이 전달해요. 확실히 완성도 높은 곡이죠. 정확히 들려야 하는 부분, 재치 있게 흘러가는 부분을 구분 짓고 그 안에서 나름 정해둔 파트대로 놀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은 밸런스가 정말 좋아요. 넘버나 신 하나가 추가되면 균형이 깨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3면 LED 스크린도 빼놓을 수 없죠. 장면 전환에 암전이 거의 없으니까 관객들의 집중력이 깨지지 않아요. 드레스리허설로 처음 봤는데 지하철 들어오는 신에서 놀라서 펄쩍 뛰었어요. 정말 놀라웠죠."

'데스노트'는 정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의를 위한 수단은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지 등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류크 장지후가 보는 정의는 뭘까. 아무 의미 없단다.

사진=뮤지컬 '데스노트'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데스노트'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무엇이 옳고 그른가는 애초에 없다고 봐요. 70억 인구가 있으면 70억 개의 정의가 있는 거죠. 마지막에 류크가 '아무것도 안 남아, 아무 의미 없어'라고 하면서 그냥 사과 한 입 베어 물고 나가요. 정말 연극적인 표현이에요. 그런 데서 주는 큰 울림도 있고요. 류크가 바라보는 정의? 그냥 웃긴 거죠."

2010년 뮤지컬 '생명의 항해'로 데뷔 후 다수 연극, 뮤지컬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런데 유독 최근 행보가 더 눈에 띈다. '마틸다' 트런치불 교장 역에 이어 '데스노트' 류크까지 개성 강한 캐릭터를 연달아 맡았다. 여러모로 배우 장지후의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는 요즘이 아닌가 싶다.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진지하고 멋진 것부터 망가지는 것까지 다 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요. 다행히 캐릭터 짙은 작품을 연달아 하게 된 걸 보니 그런 걸 잘 보여주고 있었구나 싶어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 저한테 메리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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