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가수 김희재, '모차르트!'로 뮤지컬 데뷔
영상 조회수, 티켓 판매율 등 관심 입증
4050 중장년 팬 多...공연계 새로운 관객층 유입도 기대
6월 15일부터 8월 22일까지 세종문회회관 대극장

사진=뮤지컬 '모차르트!'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모차르트!'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가수 김희재가 뮤지컬 '모차르트!'를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한다. 성공적인 변신을 이뤄낼지 여부와 더불어, 새로운 관객층을 공연계로 유입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의 천재 음악가로서의 운명과 자유로운 인간이고 싶은 내면의 고뇌를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일곱 번째 시즌은 뮤지컬배우 이해준, 그룹 엑소(EXO)의 수호, 엔플라잉 유회승, 트롯 가수 김희재가 타이틀롤인 모차르트 역에 캐스팅됐다. 

특히 김희재는 이번 작품으로 첫 뮤지컬 무대에 나서게 됐다. 앞서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 측을 통해 “뮤지컬은 노래, 춤, 연기를 모두 선보이는 최고의 장르이기 때문에 꼭 도전해보고 싶었다. 운명처럼 볼프강 모차르트 역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돼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관객 여러분께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뮤지컬 '모차르트!' 연습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모차르트!' 연습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첫 뮤지컬에 인기작 타이틀롤을 맡았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지만, 적어도 객석이 비어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TV조선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출신으로서 막강한 팬덤 화력을 지녔기 때문. 실제로 티켓 예매 현황과 관련해 그의 출연 회차는 일부 좌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매진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 4월 공개된 넘버 '나는 나는 음악' 영상 역시 13일 기준 조회수 38만 회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올라온 유회승의 '내 운명 피하고 싶어' 영상이 8만9000회, 5월 공개된 수호의 ‘내 운명 피하고 싶어’가 11만 회, 이해준의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가 4만 회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김희재가 아닌 '모차르트!' 자체를 기대하는 관객들은 그가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해야 하는 뮤지컬배우로서 역량을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앞선 시즌들에서 박효신, 김준수, 박은태, 박강현 등 뮤지컬계 대표 배우들이 출연했다는 것과 더불어 역할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까지 고려한 우려다.

그러나 김희재의 캐스팅은 개인의 실력 여부를 떠나 기대되는 특수 효과가 있다. 바로 공연계로의 새로운 관객층 유입. 김희재의 공연을 보러 왔다가 뮤지컬 자체의 매력에 빠져 장기적으로 새로운 고정 관객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앞서 같은 '미스터트롯' 출신인 가수 임영웅이 이 같은 효과를 보여준 바 있다. 임영웅은 지난 4월 8일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 경기 시축을 위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약 4만5000여 명의 관중이 몰렸고, 이 경기는 코로나 사태 이후 프로스포츠 한 경기 최다 관중, K리그에서 유료 관중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최다 관중 1위의 기록을 세웠다.

놀라운 점은 팬들이 그 한 경기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 추후 각 지역의 임영웅 팬클럽에서는 임영웅이 없음에도 대구, 인천 등 경기장에 단체로 찾아 관람하며 축구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김희재의 팬들 역시 '모차르트!' 한 번의 관람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국내 공연 소비층은 20~30대 여성 관객이 중심이다. 김희재의 팬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 넓지만 주로 50대 여성들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이 낯선 중장년층에서의 새로운 유입이 기대되는 이유다.

실제로 13일 공연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기준 '모차르트!'의 예매자 연령 비율을 보면 40대가 16.7%, 50대 17.5%다. 지난 2020년 공연된 이전 시즌이 40대 14.8%, 50대 5.1%인 것과 비교하면 50대 비율이 확연히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사진=뮤지컬 '모차르트!'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모차르트!' 포스터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팬들도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 50대 팬은 "이번에 김희재 씨 때문에 뮤지컬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극장 관람 매너나 작품 넘버 등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지방에 계신 분들도 올라오실 예정이며, 개인적으로는 N차 관람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모차르트!'와 별개로도 최근 공연계는 중장년층을 사로잡으려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기에 이들의 소비 증가가 가져올 시장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장년층을 겨냥한 콘텐츠 생산을 통한 다양성 확장에도 의도가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평일 낮 공연을 개최하거나 부부, 모녀 동반 관람 시 티켓을 할인하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공연계의 각종 노력에 맞물려 이번 김희재 팬들의 유입이 폭넓은 공연 관객층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이 모든 일에 앞서 필히 선행돼야 할 부분은 공연의 완성도와 배우의 출중한 실력이겠지만.

한편 '모차르트!'는 오는 6월 15일부터 8월 22일까지 세종문회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희재는 오는 17일 오후 2시 30분 황우림, 길병민, 서범석 등과 함께 첫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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