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박열 소재 창작 뮤지컬 '22년 2개월' 초연
"떼어놓을 수 없던 박열과 가네코...관계에 더 집중"
"순수했던 청년, 사랑하는 여성 모습 그리고자"
11월 5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사진=뮤지컬 '22년 2개월'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22년 2개월'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독립운동가 박열과 그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가 뮤지컬 '22년 2개월'로 재탄생했다. 키워드는 '청년'이다.

5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뮤지컬 '22년 2개월'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은 박지혜 연출과 극작, 작곡, 음악감독을 맡은 다미로, 배우 유승현, 양지원, 이재환, 최수진, 강혜인, 홍나현, 유성재, 안창용, 정호준, 이현재 등이 참석했다.

'22년 2개월'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 역사상 최장기간 옥살이를 했던 박열과 그의 일본인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평온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와 그에게 기대어 책을 읽는 여자,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사진=뮤지컬 '22년 2개월'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22년 2개월'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극작과 작곡을 맡은 다미로가 7년간 준비했다. 우연히 담벼락에 그려진 독립운동가들의 그림을 본 그는 잘 몰랐던 박열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후 스토리를 만들고 노래 가사와 멜로디까지 작업을 이어갔다.

다미로 감독은 "독립투사분들이 감옥에서 고통받으며 전향한 분들도 많은데 (박열은) 22년 2개월을 어떻게 버텼나 싶었다. 그게 가장 비현실적으로 와닿았다"라며 "(박열과 후미코의) 사진을 봤는데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어떻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30분의) 그 시간을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낼까. 그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부분 때문에 7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다미로 감독은 두 사람의 다소 비현실적인 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가진 굳은 신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서로의 관계에 있지 않나 싶었다"라며 "그 비현실을 현실에서 납득시켜 주는 작업을 하는 것이 큰 숙제였다"고 돌아봤다.

사진=뮤지컬 '22년 2개월'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22년 2개월'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는 이미 다수 영화와 뮤지컬 등으로 소개된 바 있다. '22년 2개월'이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를 두고자 한 부분은 뭘까. 다미로 감독은 두 청년의 순수하고 정열적이었던 사랑을 꼽았다.

그는 "독립운동가 이전에 21, 22세의 청년들이라는 사실이 가슴이 아팠다"라며 "가네코와 박열을 처음 접했을 때 둘을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관계에 더 집중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배우들 역시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열 역의 유승현은 "독립운동가로서 투쟁심이 강하기도 하지만 순수했던 청년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가네코 후미코 역의 최수진 역시 "신여성적인 면모에 대한 욕심도 있었지만, 스물두 살의 풋풋함, 사랑을 하는 한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전했고, 같은 역의 홍나현 역시 "(가네코가) 명랑하고 쾌활했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들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뮤지컬 '22년 2개월'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사진=뮤지컬 '22년 2개월' 공연 장면 / 문화뉴스DB

역사적 사실에 허구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공연 시작 전 해당 사실이 고지되기도 한다. 

다미로 감독은 추가된 부분에 대해 "후세 다츠지 변호사가 가네코와 어린 시절부터 알던 사이였다는 건 상상을 통해 추가한 부분이다. 또한 극에서는 가네코와 박열의 책이 바뀌면서 만나게 되지만 실제로는 영어학원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더해 불령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모습도 함께 담아낸다. 이에 대해 박지혜 연출은 "역사의 페이지 속에 그분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길게 담겨있지 않더라"라며 "그들의 투쟁이 없었다면 이 시대에 우리가 존재할까 하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22년 2개월'은 오는 11월 5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공연된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