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 막심 역 뉴캐스트 합류...이미지, 음색, 캐릭터에 제격
레드벨벳 웬디, 첫 뮤지컬 도전...일단 '합격점'
리사, 9년만 댄버스 역 복귀...관객 기대치 채우기에 충분
11월 19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사진=뮤지컬 '레베카'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레베카'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국내 뮤지컬 대표 흥행작인 '레베카'. 올해는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아 주요 배역에 각 4명씩 쿼드러플 캐스팅으로 볼거리를 늘렸다. 이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실력이 궁금한 대목. 직접 보니 탁월한 캐스팅이라 할 만하다.

'레베카'는 사고로 아내를 잃은 막심 드 윈터가 몬테카를로 여행 중 우연히 '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두 사람이 막심의 저택인 맨덜리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다프네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로도 알려진 작품이다. 

200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레이문드 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전 세계 12개국, 총 10개 언어로 공연되며 흥행했다. 국내에서도 2013년 초연 이후 2019년 6번째 시즌까지 누적 관람객 95만 명을 기록했으며, 이번 10주년 7번째 시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만큼, 작품성이나 대중성 모두 충분히 검증된 작품이다. 로맨스와 스릴러를 오가는 흥미로운 이야기부터 '레베카', '신이여' 등 중독성 강한 넘버까지. 이번 시즌도 디테일에 약간의 수정만 있을 뿐, 큰 변화는 없기에 재미만큼은 여전히 믿고 볼 수 있다. 

사진=뮤지컬 '레베카' 배우 리사, 테이, 웬디 캐릭터컷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레베카' 배우 리사, 테이, 웬디 캐릭터컷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결국 이전 시즌과의 차별점이라면 배우들이 어떻게 새로운 매력을 선사하느냐다. 이번 시즌은 막심 드 윈터 역에 류정한, 민영기, 에녹, 테이, 댄버스 부인 역 신영숙, 옥주현, 리사, 장은아, 나(I) 역 김보경, 이지혜, 이지수, 레드벨벳 웬디가 출연한다. 이중 테이, 이지수, 웬디는 새롭게 합류한 뉴캐스트.

우선 테이는 이미지부터가 막심 역에 제격이다. 잘생긴 외모에 더해 '나'와의 나이 차이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정 연령대. 영국 최상류층 신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로맨스를 펼치기에 적합하다. 또한 특유의 부드러우면서 힘 있는 목소리 역시 다변화하는 장르적 특성을 드러내기에 안성맞춤.

가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연기력에 의문부호를 가진 관객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테이는 2012년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이후 10년 이상 꾸준히 뮤지컬에 출연하며 실력을 다져온 배우.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감정을 폭발시키는 '칼날같은 그 미소' 넘버 장면에서도 높은 흡인력을 발휘한다. 이제는 뮤지컬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음을 증명한다.

사진=뮤지컬 '레베카'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레베카'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웬디는 이번이 첫 뮤지컬 도전이다. 마찬가지로 가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노래 실력보다 연기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입장이다. 당연히 경력 배우들과 비교하면 디테일에서 부족함이 있을 수 있지만, 상대성을 배제하고 봤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일부 장면에서 감정을 더 끌어내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기도 하지만, 몰입을 방해할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그려내는 자연스러운 대사 처리와 풍부한 표정 연기가 돋보인다.  

아이돌 중에서도 노래 실력 좋기로 소문난 웬디다. 기본적인 실력이 있으니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는 데도 큰 무리는 없다. 또한 음색이 역할과도 잘 어울리는 편. 다만 '나' 역의 넘버 특성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고음 부분에서의 성량은 대극장을 채우기엔 약간 부족한 느낌도 든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첫 뮤지컬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뮤지컬배우로의 활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

사진=뮤지컬 '레베카'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레베카' 공연 장면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뉴캐스트는 아니지만 리사도 2014년 재연 이후 9년 만에 다시 댄버스 부인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실력은 한층 향상된 듯하다. 

'레베카'를 관람하는 관객 대부분은 댄버스 부인의 대표 넘버 '레베카 ACT2'를 듣기 위해 가지 않을까 싶다. 배우의 풍부한 성량과 극한의 고음이 안겨주는 짜릿함이 극의 시그니처이기 때문. 리사는 묵직한 중저음부터 시원스러운 고음까지, 관객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앞서 다수 TV프로그램을 통해 '레베카' 넘버를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다소 과도한 감정과 발음에 불호를 나타내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직접 보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적절한 강약 조절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매끄럽게 곡을 풀어낸다. 댄버스 대표 배우인 신영숙, 옥주현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

한편 '레베카'는 오는 11월 19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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