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나 연출, 김문정 작곡, 이자람 작창 등 참여
판소리, 현대음악, 무용, 무대미술 어우러진 총체극
"초인적으로 이겨낸 고통에 중점...신체적인 부분으로 표현"
"기존 뮤지컬, 무용극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것들 준비"
11월 7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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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서울예술단이 창작가무극 '순신'을 선보인다. '총체극'이라는 장르로 새로움을 피력한 가운데, 과연 관객들을 얼마만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작품은 '난중일기'에 기록된 이순신의 꿈 이야기를 모티브로, 인간 이순신의 삶과 고뇌를 그린다. 이지나 연출과 김선미 작가, 소리꾼 이자람이 공동 극작을 맡았다.

2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열린 '순신' 기자간담회에서 이지나 연출은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 장군은) 꿈을 많이 꿨던 사람이다. 그 꿈에 고통과 희로애락, 예지몽도 많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왜 그 시기에 그 꿈을 꿨을까. 꿈을 해석하고 엮으면 그에게 접근할 수 있지 않겠나 싶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그동안 영화, 드라마 등 수많은 작품으로 재창조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위인으로서 꾸준히 존경받는 인물이지만, 콘텐츠의 관점에서 본다면 관객에게 너무도 익숙한 부분이 많다. 새롭게 어필하기 쉽지 않은 소재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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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창작진들은 작품이 가진 새로움과 독특함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번 작품은 판소리와 현대음악, 무용, 무대미술 등이 어우러진 새로운 총체극을 지향한다.

8년 전 이지나 연출은 이자람과 함께 이순신에 대한 판소리를 구상했고, 이번에 다시 서울예술단과 손을 잡으며 준비하게 됐다. 이 연출은 "판소리와 신체극, 무용이 만났다. 무대예술로서 뭘 하면 장르적 차이를 둘 수 있을까 고민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순신의 인생 나열에는 관심이 없다"며 "초인적으로 이겨낸 고통"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어 "극한의 고통이 인간을 얼마나 강하게 하는가. 판소리가 가진 애절함과 신체적인 부분으로 표현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연출은 신체적인 표현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순신의 대사는 몇 마디 되지 않는다. 육체로 표현할 예정이다. 대신 '순신'에서 단어화로 표현되는 건 이자람과 순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코러스들이 담당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자람은 작창을 맡았다. 소리꾼이자 서술자 무인 역으로도 출연한다. 임진왜란의 시작부터 ‘한산’, ‘명량’, ‘노량’ 등 주요 해전 장면을 고수와 함께하는 전통적인 판소리, 피아노 선율, 합창 등이 어우러진 형태로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정통판소리 어법에 맞게 쓴 후에 현대적인 구성으로 다시 짜는 식으로 작업했다"며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보셔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을 당부했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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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정 음악감독은 작곡가로 참여했다. 역시나 "기존에 가진 뮤지컬 어법들의 틀을 깨는 게 어려웠다"면서 새로운 시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통 판소리나 뮤지컬, 무용극이 아닌 예술단만의 '순신'으로 다르게 접근했다"고 전해 기대를 높였다.

무대미술디렉터를 맡은 오필영 디자이너는 "이순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그것들이 상상의 범위 안에서의 표현은 아닐 거다. 독특하고 정서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라며 "기존 뮤지컬이나 무용극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준비하고 있다. '순신'만의 독창적 세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고통의 동굴이라는 개념으로 정서적인 공간을 창조했다. 20m 깊이의 동굴에 구조물을 구성했고 (때에 맞춰) 변화한다. 정서적 표현을 위해 9대의 프로젝트맵핑을 통해 디자인하고 있다"면서 "배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힌트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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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진들 각자의 말을 들으면 공연의 형식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난해하고 모호한 '그들만의 공연'이 되는 건 아닐지 우려되기도 한다.

이에 이유리 단장은 "가상의 인물로 설정한 하연과 아들 면의 러브스토리 같은 테마 넘버들은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중성을 어필했다.

이 연출 역시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사이 접점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무용과 대중적 서사가 어떻게 만날지, 따로 놀지 않게 서로 잘 조율하고자 한다. 보시는 분들께 실망, 난해함, 모호함 드리지 않게 잘해보고자 한다"고 다짐하며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순신'은 오는 11월 7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순신 역은 무용수 형남희, 선조 역은 최인형이 맡으며, 이자람과 윤제원이 무인 역, 권성찬이 막내아들 면 역, 송문선이 남장여자 무사인 하연 역을 맡는다. 변씨부인 역 고미경, 류성룡 역 금승훈 등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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