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대한 생각 담아...극중 김열에 반영"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 출연
"송강호, 나의 독특한 유머 발현시켜 주는 배우"
"영화 통해 기운 준다는 것, 최고의 바람"

[인터뷰①] '거미집' 김지운 감독 "OTT 유혹 있었지만...영화적 자존심 지켰죠"에 이어서...

사진=영화 '거미집' 김지운 감독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사진=영화 '거미집' 김지운 감독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영화감독이 주인공인 만큼, 실제 김지운 감독의 모습과 생각이 투영되기도 했다. 핵심은 광기처럼 그려지는 욕망. 

김 감독은 "욕망이 곧 에너지고, 원동력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너지가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건 아닐 것. 김 감독은 "실제 영화 현장에서 느끼는 나의 감정은 내가 천재인 것 같다가도 어느 날은 쓰레기처럼 느껴진다. 그런 게 정말 감독들의 모습, 초상이기도 하다"라며 영화감독으로서 가진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만들 때 최악의 순간에도 쿨하게 유머를 잃지 말자는 게 신조다. 근데 현장만 가면 비탄에 빠지고 자학하고, 때론 하늘을 나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현장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그런 감정들이 김열을 통해 반영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영화 '거미집' 김지운 감독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사진=영화 '거미집' 김지운 감독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이번 작품에는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크리스탈), 박정수, 장영남 등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모여 뛰어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새삼 캐스팅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배우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여빈, 정수정 등 의외의 캐스팅은 새로운 발견을 이끌었다. 여기에 김 감독과 '조용한 가족',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4작품을 함께 한 '페르소나' 송강호가 김 감독을 대변하는 김열 감독으로 분했다.

김 감독은 특히 송강호에 대해 "낯설지 않은 인간적인 느낌. 무슨 역을 해도 인간적인 느낌을 준다는 게 배우로서 위대한 지점인 것 같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나의 독특한 지점의 유머를 보여주고 발현시켜 준다. 둘만의 그런 파트너십이 있는 것 같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영화 '거미집' 김지운 감독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사진=영화 '거미집' 김지운 감독 /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개봉 후 대중들로부터는 호불호가 갈리는 평을 듣고 있지만,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기립박수를 받는 등 적어도 영화인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감독이 '거미집'을 통해 바라는 반응은 뭘까.

그는 "어떤 감독은 영화를 너무 좋게 봐서 그 기운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써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게 최고의 바람이었다. 누군가에게 기운을 주고 격려한다는 것. 다른 건 몰라도 영화적 자존심을 지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누군가의 열정을 되살렸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거미집' 속 김열 감독처럼 결말을 다시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전 그럴까 봐 제 영화를 안 봐요. 칸영화제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지만, 거의 눈을 감고 있어요. 좋아하는 장면에서만 떠서 보고요. 정말 바꾸고 싶은 게 생길까 봐 못 보겠더라고요."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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