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과 삽으로 잔해를 파헤치면서 파묻힌 사람들을 끄집어내

아프간 헤라트주 강진 사망자를 위한 무덤 파는 사람들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아프간 헤라트주 강진 사망자를 위한 무덤 파는 사람들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아프간 헤라트 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국제사회는 아프간 지진 구호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아프간 북서부 헤라트 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진앙은 주도인 헤라트 시에서 북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으로, 이어 세 번의 여진이 이어졌다.

스페인 EFE 통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는 "약 2,400명이 사망하고 2,000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라며 "다만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당국은 "구조 작업에 쓸 수 있는 장비나 기술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구조 지원 요청에도 이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헤라트주 주민들은 현재 맨손과 삽으로 잔해를 파헤치면서 파묻힌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구조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생존자 구출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아프간 원조 기관이나 비정부기구들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지만, 국제사회는 아프간 지진 구호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21년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주요국이 탈레반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국제사회의 원조가 사실상 끊겼다. 또한, 지진 당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까지 발발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곳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

AP 통신은 지진 발생 36시간이 흐른 후에도 현지에 도착한 각국 구조 대원, 구호물품을 실은 비행기 등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국은 현지 학교들을 구호센터로 전환해 부상자들을 옮기고 있지만, 부상자들에게 주어진 것은 담요 한 개뿐이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로 이어지는 국경지대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해 힌두쿠시 산맥을 중심으로 지진이 잦은 편이다. EFE는 “이 지진은 1998년 아프간 강진 이후 3번째로 큰 지진이며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국제 금융 시스템 접근이 차단된 상황에서 발생한 최악의 재난”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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