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카타르 첫 국빈방문…에너지 안보와 '신 중동붐' 협력 모색
'이·팔 전쟁' 중동 평화 정착 촉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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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허어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방문한다. 우리나라 정상이 사우디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순방을 통해 에너지 안보 강화와 중동과의 새로운 협력을 모색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4박 6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2일부터 공식 환영식,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 회담, 국빈 오찬, 한-사우디 투자 포럼, 다수의 MOU 체결이 예정되어 있으며 그 다음 날인 23일에는 사우디 대학 강연, 왕립 과학기술원 방문, 한-사우디 미래기술파트너십 포럼,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 참석이 예정되어 있다. 24일에는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포럼 행사에 참석한다. 

이후 25일에는 카타르로 이동해 공식 환영식,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 회담, 국빈 오찬,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 다수의 MOU 체결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사우디·카타르 순방과 관련해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 카타르는 우리 주요 교역국이자 역내 정치·경제의 핵심 플레이어로 이들 국가와의 우호 협력은 우리 경제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순방을 통해 사우디·카타르와 기존 협력 관계를 내실화하고 새로운 분야의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안보 강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90%가 넘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와 카타르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안정적 원유·가스 공급 방안을 논의하고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한 중동 국가들의 적극적 역할을 요청했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한국의 주요 에너지 수입국이다. 이 두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만 해도 원유 38% 가스 21%에 달한다. 1970년대 일어났던 오일 쇼크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 사태가 재발하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 또한 급부상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안정적인 원유와 가스 공급 방안을 논의하고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한 중동 국가들의 적극적 역할을 요청할 계획이다.

'신 중동붐' 협력 모색

사우디 등 중동 주요국은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새 경제 틀을 마련하는 데 천문학적 '오일 달러'를 쏟아붓는 상황이다.

'탈석유 경제 건설'의 주요 파트너로서 한국이 이들 나라와 경협 지평을 넓혀 '중동 2.0 시대'의 새판을 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와 카타르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건설 등 전통적 협력 분야와 함께 전기차, 조선, 스마트팜,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 지평을 넓히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사우디와 카타르가 추진 중인 '탈석유 경제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성과 기대

업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통해 작년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양국이 맺은 300억달러 규모의 MOU 이행에 관한 구체적 '액션 플랜'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시 MOU 중에는 5천억달러(약 676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네옴시티 건설과 관련된 고속철, 그린수소 플랜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카타르 국빈 방문을 통해서는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 계약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렸다.

앞바다에서 대규모 천연가스전이 발견된 카타르는 LNG 수송선단 확충을 대규모로 추진 중이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는 2020년 국내 3대 조선사와 100척이 넘는 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독 선점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말부터 실제 발주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사우디와 카타르 등 중동 지역은 우리나라의 수출 플러스 달성에 중요한 지역"이라며 "기존 제조업 중 자동차와 건설장비 외에도 방위산업과 바이오, 디지털, 스마트팜 등 신산업 분야로도 수출 다변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전쟁'에 출국 200 달러 인도적 지원 결정

이와 함께,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팔 전쟁'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우리 정부는 '이·팔 전쟁'에 대해 하마스를 콕 집어 규탄하는 입장만 낸 상태다.

윤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200만 달러(약 27억1760만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결정한 만큼 정상회담을 통해 중동 평화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하마스 무장세력에 의한 민간인 무차별 살상과 인질 사태를 국제인도법을 명백히 위반한 테러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 해결과 평화 정착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 사태가 중동 평화와 역내 질서에 직결된 문제"라며, "양국 정상회담에서 안보 정세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문화뉴스 / 허어진 기자 press@mnh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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