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알시파 병원서 하마스 작전본부 증거 발견했지만 부족
요르단·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 "이스라엘, 국제법 위반"
WHO, 알시파 병원은 '죽음의 지대', 전면 대피를 촉구

사진 =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 로이터 제공
사진 =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 로이터 제공

[문화뉴스 배유진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지속되는 교전으로 민간인 피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지난 알시파 병원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최대 규모인 알시파 병원을 하마스의 작전본부로 지목하고 급습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미국 시비에스(CBS)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최소 인질 몇몇이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 잡혀있다는 강력한 조짐을 확보했고 이것이 병원에 진입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사진 = 이스라엘군 장교가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에서 발견한 총기를 보여주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사진 = 이스라엘군 장교가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에서 발견한 총기를 보여주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이스라엘군은 15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서 영상을 공개했다. 요나탄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자기공명영상 장비 뒤편에 소총 한 정과 탄창, 옷, 노트북 컴퓨터가 있는 가방을 내보이며 "조금 전에 이스라엘군이 찾아낸 것으로 매우 은밀하고, 편리하게 (소총 등을) 이요할 수 있게 놓여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권총, 방탄조끼, 수류탄 등을 찾았다고 밝혔지만, 하마스 지휘부의 근거지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증거였다. 하마스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이같은 주장의 신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병원 공격으로) 이미 국제사회의 우려를 부른 상황에서 이번 공격에 대한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이스라엘 편에 섰던 국가들의 지지를 잃을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이스라엘군이 국제법상 보호 대상인 병원 안으로 지상군을 투입한 데 대한 적절성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게 됐다.

사진 = 지난 9일 지하터널 입구를 살피는 이스라엘 군인들 / 로이터 제공
사진 = 지난 9일 지하터널 입구를 살피는 이스라엘 군인들 / 로이터 제공

이에 이스라엘은 16일 알파사 병원 경내에서 지하 터널 입구를 발견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지만, 하마스의 군사용 터널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위성 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당 터널이 의료단지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스라엘군이 작은 구조물을 해체하고 광범위한 지역을 발굴해 해당 터널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진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아래에 있는 지하터널을 발견했다며 공개한 영상.  / 로이터 제공
사진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아래에 있는 지하터널을 발견했다며 공개한 영상.  / 로이터 제공

이후, 이스라엘은 19일(현지시간) 알시파 병원에서 찾아낸 지하 터널의 영상을 공개하며 "오늘 발견된 것들은 병원 건물이 하마스의 테러 활동에 쓰였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 속 터널의 끝에는 총을 쏠 수 있도록 구멍을 낸 방폭 문이 있었는데,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적이 터널 끝까지 진입했을 때 교전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15일 이스라엘의 병원 진입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으며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요르단 외교부도 "전시 민간인 보호를 위한 제네바 협약 등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알시파 급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현지 민간인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가 시급히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 세계보건기구(WHO) 인도적 상황 평가팀이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WHO 제공
사진 = 세계보건기구(WHO) 인도적 상황 평가팀이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WHO 제공

세계보건기구(WHO)는 19일 이 병원을 '죽음의 지대'로 묘사하고 전면 대피를 촉구했다. WHO는 발표한 성명에서 WHO가 이끄는 UN인도주의공동평가단이 알시파 병원을 방문한 결과, 의료시설로서 기능할 수 없는 절망적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알시파 병원 입구에 대규모 무덤이 있다. 이곳에 80명 이상이 매장됐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전혔다. 또한, "병원에는 환자 291명과 의료진 25명이 남아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지난 15일 알시파 병원 공격 후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문화뉴스 / 배유진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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