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티비', 시작부터 폐쇄까지... 모든 사건의 전말
연이어 나타나는 '누누티비' 사칭 및 유사업체, 성황리에 "불법" 운영중

누누티비 폐쇄 당시 올라왔던 서비스 종료 안내 공지 (사진=인터넷 아카이브 'Way Back Archive' 캡처)
누누티비 폐쇄 당시 올라왔던 서비스 종료 안내 공지 (사진=인터넷 아카이브 'Way Back Archive' 캡처)

[문화뉴스 배민준 기자] 국내 월간 이용자 수가 매달 1,000만 명에 달했던 거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지난 4월 14일 폐쇄되었다.

현재 누누티비 사이트 접속 시 아무런 정보가 뜨지 않으며, 누누티비를 운영했던 'Studio Universal'에 따르면 현재 누누티비라고 주장하는 '누누티비 시즌2'를 포함한 모든 사이트는 전부 사칭이라고 알렸다.

'누누티비'의 정체

현재는 폐쇄된 누누티비의 로고 (사진='누누티비' 캡처)
현재는 폐쇄된 누누티비의 로고 (사진='누누티비' 캡처)

누누티비는 2021년 6월에 사이트 개설 후 OTT 플랫폼 컨텐츠를 포함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불법으로 제공하던 사이트였다. 지난 2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었으며, 이는 국내에 서비스중인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 수인 500만 명의 두 배 이상이었다.

누누티비는 왜 단속되지 않았는가?

현재는 폐쇄된 누누티비의 홈페이지 하단 (사진=인터넷 아카이브 'Way Back Archive' 캡처)
현재는 폐쇄된 누누티비의 홈페이지 하단 (사진=인터넷 아카이브 'Way Back Archive' 캡처)

이러한 대규모 횡포에도 사이트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편법을 통해 소재지를 해외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누누티비는 원래 파라과이, 도미니카 공화국 등 해외 소재지로 사업장 주소를 적어 허위 등록했었다.

해당 사이트가 타 국가에 등록을 할 시, 저작권법이 대부분 친고죄로 분류되어 저작권자가 수사요청을 하기 전 수사를 개시하지 않는 원칙에 따라 방치된다.

더불어, 수사요청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시 소재 국가의 경찰의 협조 아래 이가 이루어지지만, 일부 국가들은 반군, 마약재배, 내전문제, 치안문제 등의 사유로 대응할 공권력 인원이 부족하다. 불법 사이트들은 이런 사태가 심각한 국가에 사업체를 설립하였고, 누누티비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만 소재지와는 무관하게, 누누티비는 오로지 한국 IP 주소로만 접속 가능하도록 사이트를 구성했다. 그리하여 이들은 해외에 소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오로지 한국인을 상대로 서비스한 셈이다.

누누티비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는 오히려 사이트 수익을 늘리는 효과를 보였다. 여타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이, 누누티비 또한 사설토토 등의 불법 도박 배너광고에 대한 비용을 받는 수익구조였다.

그러므로 연합뉴스 TV 등 뉴스 보도에서 해당 사이트를 부정적으로 언급했을 시, 중년층과 OTT 사용료가 부담스러운 이용자들이 누누티비에 접속하여, 오히려 역효과를 보였다.

누누티비 vs. 저작권

누누티비 폐쇄 당시 올라왔던 서비스 종료 안내 공지 (사진=인터넷 아카이브 'Way Back Archive' 캡처)
누누티비 폐쇄 당시 올라왔던 서비스 종료 안내 공지 (사진=인터넷 아카이브 'Way Back Archive' 캡처)

지난 3월,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한 OTT와 방송사가 '저작권 대응 협의체'를 구성하여 누누티비의 불법 콘텐츠 유통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누누티비 웹사이트 URL의 차단을 강화했으며, 지난 3월 21일에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을 포함한 총 10명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정안이 발의된 후, 이틀 뒤인 3월 23일에 누누티비에서 한국 제작 OTT/오리지널 시리즈 콘텐츠를 모두 삭제한다는 공지를 하였다. 물론 해외 콘텐츠들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약 3주 후인 지난 4월 14일, 언론보도 등으로 인해 과도한 접속자 수가 유지되자, 서버 비용에 해당하는 트래픽 요금을 감당하지 못해 서비스 종료를 공지사항에 남겨 선언하였다. 이를 끝으로, 누누티비는 폐쇄되었다.

끝나지 않은 불법 스트리밍과의 전쟁

누누티비를 모방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성황리에 운영중인 모습 [사진=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위키'(가명) 홈페이지 캡처]
누누티비를 모방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성황리에 운영중인 모습 [사진=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위키'(가명) 홈페이지 캡처]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한 OTT서비스들이 공유를 금지하고 이용료를 인상하는 등의 이유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들의 접속자 수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누누티비는 근절되었지만, 여전히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존재하고,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거대 불법 사이트 누누티비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운영중인 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현황을 보아, 추가적인 정부 정책과 단속 없이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뉴스 / 배민준 기자 press@mnh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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