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미술전 '퐁당퐁당'에서 신작 '무지개 구름 방울' 전시
작품관람과 체험도 같이 즐기는 가족전시회

관객 참여 프로젝트: 퐁당 퐁당_소원을 말해봐(이연숙 작가)
관객 참여 프로젝트: 퐁당 퐁당_소원을 말해봐(이연숙 작가)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어린이 미술전이 화성시 팔탄면 로얄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화성시문화재단은 가족 간의 끈끈한 사랑과 온기를 느껴볼 수 있는 어린이 미술전 ‘퐁당퐁당’을 6월20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전시명인 ‘퐁당퐁당’이 어디서 들어 본 것처럼 익숙하고 친숙하다. 바로 어릴 적 불렀던 ‘퐁당 퐁당~ 돌을 던지자~’동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의성어로 정한 전시명이기 때문이다.

화성시문화재단 지역문화팀 박현진 과장은 “전시회에 찾아오는 어린이들이 작품을 통해 꿈과 희망을 ‘퐁당’ 던져보고 그 속으로 빠져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가족’ 과 관련된 ‘달콤한 위한(김재용)’, ‘따뜻한 기억(신선미)’, ‘영원한 마음(이연숙)’이란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돼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따스함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작가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작품 속에서 녹아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 ‘퐁당 퐁당’ 어린이 미술전에서 이연숙 설치 작가는 ‘영원한 마음’이란 주제로 내러티브인 부모 자식 간의 영원한 마음과 존경을 담은 설치 작품들로 구성했다. 

이연숙 작가의 '할머니의 부엌'
이연숙 작가의 '할머니의 부엌'

특히, '할머니의 부엌(2020)’ 설치 작품은 작가가 간직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녹인 작품이다. 작가는 할머니가 자신을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딸이 힘들지 않게 도와준 거였고, 그런 모습에서 자신의 엄마는 엄마이기도 하지만 할머니의 딸이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할머니가 간식을 줄 때마다 설탕을 사용하고 남은 한 스푼을 꼭 부엌에 남겨두시던 습관 등을 생각하며 탄생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번 미술전에서는 이연숙 작가의 신작 ‘무지개 구름 방울’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작품을 만지면서 오감으로 감각하며 소통할 수 있는 설치와 영상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작품 관람뿐만 아니라 체험도 즐길 수 있는 이번 어린이 미술전에서 이연숙 설치 작가를 만나봤다.

 

 


이연숙 작가 인터뷰

이연숙 작가
이연숙 작가

Q .짧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설치작가 이연숙입니다. 예전에는 저의 개인사가 작업의 중심 소재였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나 타인이 경험한 이야기를 재조합해 재현하는 공간 설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초기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토대로 그 시대 문제나 상황을 내러티브로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공간은 기억을 통해 장소가 된다’라는 것처럼 사물과 기억에서 공간으로 확장된 장소기억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자신의 작품이 사회적 역할이라고 느꼈을 때는 언제 인가요?
2008년 런던으로 유학 다니던 시절에 빨간 이층버스에서 Re-Use Me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그때 제가 사용한 비닐봉지를 매일 모아서 코바늘뜨기로 꽃을 만들고 그 꽃들을 이층버스 천장에 붙여 ‘In the forest’이란 제목을 짓고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아빠와 아들로 보이는 두 사람이 제 설치 작업을 보면서 자신들이 버린 비닐봉지가 이렇게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과 버린 비닐의 양에 대한 반성 담긴 대화를 들었습니다. 그 대화에서 저는 전시를 통해 사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삶의 변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의 작은 행위가 사람들에게 어떤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고 좀 더 긍정적인 세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예술가로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거죠.

 

Q.이번 신작 ‘무지개 구름 방울’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 있나요? 

어린 시절 ‘재크와 콩나무’를 즐겨 읽으면서 ‘재크처럼 콩나무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서 구름을 타고 놀면 어떨까?’, ‘집이 콩나무처럼 하늘로 자라나면 어떨까’ 등의 상상을 했습니다. ‘정말 솜사탕처럼 달까? 정말 폭신폭신할까?’라는 구름에 대한 느낌도 생각했죠.그러한 어린 시절의 기억과 하늘 위 구름에서 동네를 바라보는 상상이 바로 ‘무지개 구름 방울’이란 작품입니다. 나 자신이 재크가 되어 구름위에서 땅 위의 집을 바라보는 상상을 실현시킨 것이죠.

이번 작품을 통해 관람객은 자신들이 행복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쉼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Q.어린이 미술전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요?
어린이와의 전시는 늘 흥미진진합니다. 직관적인 반응과 예상할 수 없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늘 깜짝 놀라기도 하죠. 아이들의 그런 자유로운 상상에 저 역시 작품을 감상하는 감상자가 되기도 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에서는 좀 더 쉽게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며 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재로 삼고 작품을 만듭니다.

어린 시절의 행복한 기억과 축적된 경험들은 우리가 살면서 마주한 모든 현상들에 반응하며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에 오시는 분들이 자신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유사한 경험을 떠올리며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연숙 작가의 'Mother and Her Mother'
이연숙 작가의 'Mother and Her Mother'

 

Q.이번 전시 작업과정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의 눈 높이입니다. 전시 공간이 아이들에게 너무나 거대할 만큼 크기 때문에 좀 더 포근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퐁당 퐁당-소원을 말해봐’ 관객 참여 프로젝트 작업에서는 파스텔 톤의 빛을 이용하고 아이들이 놀이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선명한 칼라를 이용해 공을 제작했습니다. 

또 ‘무지개 구름 방울’ 작품에서는 공의 형태이면서 굴러가지 않는 공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다 스티로폼 알갱이를 넣어 빈 백처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기대거나 굴리면서 하늘 위 구름에서 노는 것을 의도했거든요.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접촉 있는 사물을 만들 때 어떻게 해야 덜 접촉이 되는지에 대한 고민과 안전사고에 주의하며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Q.이번 전시를 통해 느끼시는 점이 있으신가요?
이번 전시가 다른 주제의 전시보다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담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참 편안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 참여형 작품 등을 아이들이 신나게 즐기다 간다는 이야기를 큐레이터에게 전해 들으면, 기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작품 제작 기간과 예산에 맞추다 보니 아이들의 연령대를 좀 더 고민하지 못했던 점과 액티브한 놀이가 가능한 설치 공간 연출에 역부족이 있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연숙 작가의 '무지개 구름 방울'
이연숙 작가의 '무지개 구름 방울'

 

Q.앞으로 어떤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나요?
이전 작업은 주로 저의 이야기와 기억으로 내러티브를 구성했다면, 최근에는 타인의 이야기가 있는 공간에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픔이 있는 공간에서 아픔을 그대로 전하되 그 뒤에 숨겨진 사소한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소소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개인사가 되고 그 개인사가 모여 우리들의 역사가 된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Q.지금 진행 중인 작업이나 앞으로 기획 중인 전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5월 중에 인사동 KCDF 갤러리에서 공예 작가, 무용가와의 협업을 계획 중입니다. 접촉이라는 주제로 진행하며, 우리가 사물을 대하는 태도 즉, 접촉하는 순간에 대한 것을 다룰 예정입니다. 

영상과 사진 이미지가 전시될 계획이며, KCDF 갤러리 옥상 정원에서는 ‘당신의 자리를 드립니다(가제)’라는 관객 참여형 작품으로 진행됩니다. 옥상 정원에 놀러 오시는 분들이 공예 작가들이 만든 의자에 앉아 초록 잔디와 주변 빌딩, 숲을 바라보며 도심 속에서도 나만의 쉼의 공간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을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이연숙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퐁당퐁당' 어린이 미술전은 6월20일까지 로얄엑스에서 진행된다.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