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28회 신인데뷔전’ 신인상 수상
예술인으로서 동시대를 향한 메시지를 보내는 안무가
관객들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작품을 창작

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28회 신인데뷔전’ 수상자 이현우 안무가
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28회 신인데뷔전’ 수상자 이현우 안무가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지난 4월 15일부터 18일까지 한국현대무용협회 ‘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28회 신인데뷔전이 M극장에서 열렸다. 신인데뷔전은 1984년 ‘제1회 현대무용신인발표회’를 시작해 신인 현대무용예술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총 44팀이 참가했고, 이현우 안무가의 ‘찰나:감지하다’가 유일하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28회 신인데뷔전’ > 심사 총평

청년예술가 육성프로젝트 ‘제28회 신인데뷔전’은 코로나19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44팀의 신인 안무가들이 참여하여, 완성도 있는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그중 1팀의 안무가가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번 신인데뷔전에 작품들은 춤의 고유한 경계를 넘어 안무자로서 첫발을 내딛는 주체성을 엿볼 수 있었다. 몸을 통해 주체를 다시 생각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안무의 과업이라 말할 수 있듯,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작업과정에 대한 고민의 흔적과 움직임 연구에 대한 노고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운영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그중 신선한 접근과 새로운 형태의 주체성을 지닌 작품을 선정해 신인상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44개 참가팀 중에서 유일하게 수상을 한 이현우 안무가를 만나 작품과 현대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힙합을 현대무용에 접하고 있는 이현우 안무가
힙합을 현대무용에 접하고 있는 이현우 안무가

 

‘제28회 신인데뷔전’ 신인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시국에 이런 기회를 주신 한국현대무용협회측과 M극장 관계자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린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4일 동안 많은 팀들이 참가하였는데 모두 수고 많으셨다고 감사를 표합니다. 

신인데뷔전 개최 이래 최대참가자들이 나왔기에 수상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저와 같이 고생한 서울예술대학교 ‘물망초댄스컴퍼니’ 멤버들 무용수(유지은, 김형우, 이준명), 기획(김화정), 프로젝트매니저(김묘행), 사운드 디자이너(김태윤) 모두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현우 안무가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저는 충청남도 금산군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무용을 접하기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동네 친구들과 같이 힙합을 처음 접하게 되어 춤을 추게 됐습니다. 동네에 연습실이라곤 없어 하천 다리 밑, 고등학교 족구 코트장에 모여 춤을 추곤 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입시라는 벽 앞에 공부와 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길에 놓이게 됐습니다. 부모님과의 이야기 후, 대학진학을 위해 힙합을 그만두고 현대무용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현재도 힙합을 추고 있습니다. 

안무가로서는 현대무용의 작품을 만들고 싶고, 무용수로서는 힙합을 현대무용과 결합해 춤을 추고 있습니다. 

 

현대무용에 힙합을 결합하고 있다고요?

안무가와 무용수는 다른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무가로서는 현대무용을 하되, 움직임은 현대무용에 얽매이지 않고, 힙합의 춤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현대무용 고유의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대의 힙합을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사용할 때도, 힙합과 하우스 음악의 경계에 있는 음악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음악은 작품과 맞고, 안무의 의도가 드러나게 하는 부가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노력하려고 있습니다. 

 

예술인으로서 동시대를 향한 메시지를 보내는 안무가

 

'찰나:감지하다' (사진=Hanfilm 제공)
'찰나:감지하다' (사진=Hanfilm 제공)

 
‘찰나:감지하다’를 선보이셨습니다.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찰나:감지하다’라는 작품은 작품 내에 틀만 만들어 놓았으며, 모든 움직임은 즉흥적으로 행했습니다. ‘찰나’라는 짧은 시간 속에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똑같이 맞아 떨어진다거나, 형태가 같은 모습으로 정지를 하는 등 저희만의 약속을 정해놓고 무용수들끼리 ‘몸’과‘ 몸’을 끊임없이 감지하며 찰나의 시간성을 동시다발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감지라는 의미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무용하는 사람들의 장점은 몸이 예민하다는 점입니다. 이를 극대화시켜 보고 싶었습니다. 작품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서로의 ‘몸’을 감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나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아도 오직 ‘몸’으로만 감지가 가능할 수 있게끔 트레이닝을 많이 했습니다. 또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몸’으로 감지하고 있는 무용수들의 상태, 긴장감 등을 관객이 무용수와 같이 호흡할 수 있게 중점을 두고 안무하였습니다.

말씀드렸듯이, 기본적인 틀만 정해둔 것이라 춤은 날마다 달랐습니다. ‘즉흥’과 ‘감지’가 무척 어려운 주제였지만, 꾸준히 연습했기에 멋진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현우 안무가는 '예술가는 동시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우 안무가는 '예술가는 동시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감지’가 동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저는 작품에서 예술인으로서 동시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현재는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리두기를 해도 서로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라고 말하기는 아직 부족한 감이 있지만, 저는 예술인으로서 동시대에 대한 사명감이 있습니다. 동시대에 다른 작가들이 하지 않은 것을 제가 하고 싶습니다. 예술가가 어떤 관점으로 사회를 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배워오기도 했고요. 동시대의 고민을 예술가가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예술가가 그리고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무를 창작하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신인데뷔전을 준비하면서 같이 준비했던 저희 팀원들과 재밌게 작업할 기회가 생겨 그 부분이 좋았습니다. 

 

향후 이현우님의 무용인생에서 젊은예술가 육성프로젝트가 미칠 영향은?

신인데뷔전이 저의 삶에 큰 마중물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안무를 준비하면서 팀웍을 다질 수 있었고, 열정을 불어 넣는 벅찬 감동이 함께 했습니다. 

 

관객들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작품을 창작

 

작품을 통해 이현우 안무가의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이현우 안무가의 생각을 만날 수 있다.

 
향후 안무가와 무용수로서 어떤 안무가, 어떤 무용수가 되고 싶으신가요?
 

안무가로서 인간의 근본적인 자연, 과학, 공상을 다룬 작업을 해 나겠습니다. 동시대에 ‘나’라는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존재하며 서 있는가?’ 또한, ‘이 세상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질문하고,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는 안무가가 되려 합니다.

또한 무용수로선 퍼포머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기질, 안무가가 요구하는 것들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되려 합니다.

저의 작품을 보고 관객들이 많은 것을 얻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메시지를 생산하는 안무가가 되고 싶습니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어 소재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대무용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법 하나만 알려주신다면?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것은 모두 알 것입니다. 어떠한 하나의 영화를 보고 나서도 느끼는 것이 다 다른 것처럼요. 현대무용을 접하며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듯이, 본인이 느끼고 싶은 것을 느낀다면 현대무용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