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와 젠슨 황, 시그래프 2024 대담 진행

[문화뉴스 이지영 기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최근 인공지능(AI) 오픈 소스 플랫폼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저커버그는 29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컴퓨터 그래픽스 콘퍼런스 시그래프(SIGGRAPH)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AI에 대해 대담했다.
메타는 지난 23일 최신 AI 모델 ‘라마(Llama) 3.1’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저커버그는 "모든 사용자가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플랫폼 모든 이용자가 자신들의 콘텐츠로 비즈니스 에이전트를 빠르게 구축하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폐쇄형 플랫폼을 얘기하면 화가 난다"며 페이스북 창업 이후 모바일 시대에 겪은 고충을 설명했다. "페이스북을 웹 기반으로 시작했을 때는 오픈된 플랫폼이었다.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모든 사람이 주머니에 컴퓨터를 가지게 돼 좋았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다소 이기적일 수 는 있는데 회사 설립 후 10년에서 15년 동안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소셜 경험을 구축할 수 있는 기본 기술을 확실히 구축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시도했다가 ‘플랫폼 제공업체로부터 구축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너무 많아서 어느 순간 ‘아니, 엿이나 먹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잠시 흥분을 참지 못했다.
황CEO는 저커버그의 비속어 사용에 대해 “방송 기회는 날아갔다”고 농담을 하자, 저커버그는 “죄송하다”며 폐쇄형 플랫폼에 화가 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애플을 언급하여 “애플이 폐쇄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성공했기 때문에 모든 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도 애플을 따라가는 형태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를 언급하며 “애플은 폐쇄적인 방식을 취했지만, MS는 비교적 오픈된 형태였다. 윈도는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작동했고, 윈도 시대에는 오픈 생태계가 주도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다음 컴퓨팅 세대에서는 다시 오픈 생태계가 주도할 것으로 보며 “물론 폐쇄형과 개방형 모두 장단점이 있고 우리도 폐쇄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전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컴퓨팅 플랫폼은 소프트웨어가 오픈돼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세대에는 오픈 생태계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플랫폼 제공자에게 제약받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애플 팀 쿡 CEO와 수년간 갈등을 겪어왔다. 그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개발자에게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비판해 왔고, 2021년에는 애플이 아이폰 등 기기에 개인의 취향 등을 반영한 표적 광고를 막는 사생활 보호 기능을 도입하자 반발하기도 했다. 황 CEO와 저커버그는 이날 1시간가량 대담을 나누며 AI 시대 협력을 다졌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라며 "우리 덕분에 황 CEO가 여기 앉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마 3.1은 현재 상용 중인 AI 칩으로는 가장 최신인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6천 개를 기반으로 훈련됐다.
문화뉴스 / 이지영 기자 press@mhn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