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원하는 것 파악해야"...전방위 압박 주문
한경협 쇄신과 4대그룹 회장 합류 추진도 언급

(문화뉴스 조윤진 기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리 있는 협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지난 18일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 겸해 제주 서귀포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2주가 한국 경제의 운명이 달려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관세 협상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 경제의 변곡점을 짚었다.
이어 "트럼프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서, 지금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우리가 줄 건 좀 줘야 하지 않겠나 싶다"며 실리 중심의 대응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2주 동안 '풀코트 프레스(전방위 압박)'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외교 대응을 주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오는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지난 20일 미국 워싱턴DC로 급파해 막바지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쌀, 사과, 소고기, 디지털 규제 등 다양한 협상 카드를 놓고 대응 전략을 검토 중이다.
풍산그룹을 이끄는 류 회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미국 정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국내 대표 '미국통' 경제인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받은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이날 간담회에서 류 회장은 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경제를 위해 페이스를 좀 늦추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저도 저희 회사(풍산그룹)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은 찬성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내달 회장 취임 2주년을 맞는 류 회장은 한경협의 쇄신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로 위상이 추락했던 단체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데 집중해 왔으며, 현재는 4대 그룹 회장단의 합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경협은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고, 2023년 명칭을 변경해 새 출발에 나섰다.
류 회장의 주도로 설립된 내부 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신뢰 회복에 나선 결과,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LG 등 4대 그룹이 다시 회원사로 합류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시절 '패싱'에 가까운 소외를 겪었던 한경협은 이재명 정부 들어 더불어민주당 등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한경협 지도부와 민생경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류 회장은 "옛날에 차였던 여자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고 표현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문화뉴스 / 조윤진 기자 press@mhn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