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신성통상 본사 압수수색
[문화뉴스 최규호 기자] 탑텐·폴햄·지오지아 등 브랜드로 알려진 패션기업 신성통상이 오너 일가의 자사주 증여 및 고가 매각 정황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가능성도 제기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말,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신성통상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오너 일가의 편법 증여 의혹이 시발점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사의 핵심은 염태순 회장과 그의 자녀 등 오너 일가가 회사 지분을 편법적으로 증여한 후, 이를 다시 고가로 되팔아 부를 형성했다는 정황이다. 특히 자사주 거래 과정을 통해 내부 거래 가능성이 제기되며 배임 및 횡령 혐의까지 염두에 둔 수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성통상의 지배구조는 비상장사인 가나안이 지분 53.94%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가나안은 염 회장의 장남 염상원 이사가 82.43%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가족회사다. 그 외에 계열사 에이션패션(23.22%) 및 염 회장의 세 딸이 각각 5.3%씩 보유하고 있으며, 염 회장 본인의 지분은 2.21%에 그친다.
특히 지난 2021년 염 회장이 세 딸에게 자사주 각각 약 4%(574만여 주)를 증여한 뒤, 이들 세 자매가 3개월 만에 100만 주씩을 가나안에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며 고가 내부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주식의 평가 및 거래 가격 등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더불어 신성통상의 최근 자진 상장폐지 결정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회사는 지난 7월 17일, 특수관계인 지분율 95% 이상 확보를 근거로 상장폐지를 공시했다. 이 과정에서 가나안은 공개매수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빠르게 끌어올렸으며, 업계에서는 상장폐지 이후 쌓인 이익잉여금이 오너 일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성통상 측은 현재까지 경찰 수사 및 상장폐지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