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컴퓨터과학 전공자 졸업 후 장기간 구직 실패 사례 속출
AI 발전·대형 IT기업 감원·정부 고용 동결이 복합 타격
관련 전공자 실업률, 인문계열보다 2배 이상 높아

(문화뉴스 윤세호 기자) 미국에서 한때 ‘황금 티켓’으로 여겨졌던 컴퓨터과학 전공이 AI 확산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 구직난에 직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실리콘밸리에서 자라며 컴퓨터과학 학위만 따면 억대 연봉이 가능하다고 믿어온 청년들이 졸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현실을 전했다.
퍼듀대 컴퓨터과학 전공자인 마나시 미쉬라(21)는 1년간 구직 활동을 했으나, 면접 제안을 준 곳은 멕시코 식당 치폴레뿐이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밝히는 그의 틱톡 영상 조회수는 14만7천 회에 육박했다.

오리건 주립대 출신 잭 테일러(25)도 졸업 후 5,762곳에 지원했지만 면접은 13회에 그쳤고, 정규직 일자리는 전무했다. 그는 맥도날드에 지원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탈락했고, 현재 실업 수당을 받고 있다.
지난 2010년대 초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나서 코딩 교육을 장려하며 컴퓨터 관련 학과 인기가 급상승했다.
비영리기구 컴퓨팅연구협회(CRA)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국 대학 학부 과정의 컴퓨터 분야 전공자는 17만 명을 넘었으며, 이는 불과 10년 만에 두 배로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최신 AI가 수천 행의 코드를 순식간에 작성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개발자 채용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CRA는 2025년 졸업을 앞둔 컴퓨터 전공자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아마존, 인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기업의 대규모 감원과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연방정부 축소·고용 동결이 겹치며 구직난이 심화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과학과 컴퓨터공학 전공 22∼27세 대졸자의 실업률은 각각 6.1%, 7.5%로, 생물학이나 미술사 전공자 실업률(3%)의 두 배 이상이다.
문화뉴스 / 윤세호 기자 press@mhn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