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리사이틀의 작품성 대비 대중성 레퍼토리들의 대조!”
알렉상드르 타로 피아노 리사이틀
11월1일(토) 오후 5시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독주 리사이틀의 작품성 대비 대중성 레퍼토리들의 대조!”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Alexnadre Tharaud)는 워너클래식(Warner Classics) 전속 피아니스트로서 라모 스카를라티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이탈리아 협주곡’, 베토벤 후기 소나타, 쇼팽 프렐류드, 라벨 피아노 전곡등 25장이 넘는 음반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연주자다.
2025년 연말 외국 피아니스트 독주자들의 국내 공연들의 남아있는 연주 스케쥴의 리스트로서는 올해 쇼팽콩쿠르 우승자 에릭 루의 11월말 리사이틀과 KBS교향악단과의 협연, 12월에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게르스타인등의 국내 무대에서의 리사이틀등 몇 번에 불과한 시점에서 11월초 부천아트센터에서는 알렉상드르 타로의 독주 피아노 리사이틀과 이튿날에는 동향 프랑스 출신의 첼리스트 쟝-기엔 케라스와의 듀오 리사이틀의 비중있는 귀중한 연주회가 잇달아 열렸다.

“듀오 리사이틀에선 프랑스 음악의 성찬!”
알렉상드르 타로의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서의 연주들은 첫날 피아노 리사이틀의 경우 전반부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1과 라모의 ‘새로운 클라브생 모음곡집’의 작품성이 드러나는 레퍼토리들 대비 후반부의 풀랑크 ‘오마주 에디트 피아프(15번 즉흥곡)’과 비에네르 ‘샤를 트레네의 두 개의 샹송’, 사티의 ‘난 널 원해(Je te veux)등의 대중성을 띈 연주곡들이 대조를 보였다.
다음날인 11월2일 일요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인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프랑스 출신의 첼리스트 쟝-기엔 케라스와의 듀오 리사이틀에선 케라스가 전면에 나서는 주역 역할을 하긴 했지만 풀랑크의 ‘프랑스 모음곡’, 브람스와 드뷔시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No.1' 및 쇼스타코비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프랑스 음악의 성찬을 펼쳐 부천아트센터가 서울 중앙의 예술의 전당이나 롯데콘서트홀 못지않게 음향 어쿠스틱의 우수함이나 해외 유명연주자들의 연주메카로 새롭게 떠오르는데 손색없음을 입증해보였다.

첫날 자신의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알렉상드르 타로는 라모의 ‘새로운 클라브생 모음곡집’등을 통해 50대 중반의 나이치고는 굉장히 부드러운 타건을 선보였는데 지난해 파리올림픽 개막무대에 서기도 했던 30대의 프랑스 피아니스트 연주자 캉도로프의 예전 3년전인 2022년 4월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그의 새털같이 부드러웠던 피아니즘을 연상시켜서 내게는 흥미로웠다.
3년전 서울 연주회에서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자신의 서울 리사이틀 전반부에서 프란츠 리스트/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피아노를 위한 울음, 탄식, 근심, 두려움 전주곡’(Franz Liszt/Johann Sebastian Bach ‘Weinen, Klagen, Sorgen, Zagen’ Prelude for Piano, S. 179) 연주곡의 시발로 해서 내게는 역시 가장 감동적이었던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 두 번째 해: 이탈리아 7번. 단테를 읽고, 소나타풍의 환상곡(Franz Liszt Deuxieme annee: Italie, S. 161)에 이르기까지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역시 새털같이 섬세한 피아니즘을 선보였던 것이 아직도 새롭다. 그럼에도 피아노 리사이틀을 통해 피아니스트 연주자로서 자신의 명함을 서울무대에 처음 내민 캉토로프로선 국내 관객을 보다 자신의 리사이틀로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선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가졌던 조지아 출신의 여류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보다 관객흡인력이 적어 서울무대를 보다 많이 찾아야 하는 것이 그로서는 선결조건이 될 듯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타로의 매력 돋보이게 한 듀오 리사이틀!”
이튿날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서 펼쳐진 프랑스 출신의 첼리스트 쟝-기엔 케라스와의 듀오 리사이틀은 알렉상드르 타로의 연주자로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할 프랑스 음악의 성찬의 레퍼토리들로 관객들에게 펼쳐졌다.
듀오 리사이틀에서 첼리스트 쟝-기엔 케라스가 전면에 서며 연주를 주도하는 듯 싶었지만 타로는 첫 연주곡 풀랑크의 ‘프랑스 모음곡’이 풀랑크 특유의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각 곡들이 프랑스 전통음악의 색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이 특징인 점을 명확히 보이도록 했다.
선율의 우아함과 명쾌함, 현대적 감각, 다양한 연주방식이 감상포인트인 풀랑크의 ‘프랑스모음곡’이 프랑스 음악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풀랑크의 음악세계를 대표하는 피아노곡임을 관객들에게 펼쳐 보인 것이다.
듀오 리사이틀의 두 번째 연주곡 브람스 첼로와 피아노 소나타 1번은 고전과 낭만의 조화, 그리고 두 악기 간의 깊은 대화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명곡인데 쟝-기엔 케라스의 첼로의 깊은 울림과 알렉상드르 타로의 피아노의 섬세한 터치가 균형 있게 어우러졌다.

후반부의 첫 연주곡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는 느리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서곡인 prologue, 불안정하고 유머러스한 느낌의 세라나데, 열정적이고 격정적인 마지막 finale 악장으로 구성되어 짧지만 강렬한 구성으로, 첼로의 낮은 음역과 피아노의 여린 뉘앙스가 대조되며 드뷔시 특유의 색채감과 감정의 흐름이 돋보였다.
마지막 듀오연주곡이었던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 Op.40은 소련 당국이 쇼스타코비치 음악을 비난하기 직전인 1934년에 작곡한 그의 유일한 첼로 소나타다.
쟝-기엔 케라스와 알렉상드르 타로의 듀오 연주회는 이 곡이 쇼스타코비치 작품 특유의 빈정거리는 듯 심술 굳으면서도 낭만적이고도 난해한 기교를 잘 느껴볼 수 있는 쇼스타코비치의 광기가 잘 표현된 작품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글,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