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종합검진서 유방암 발견…임파선 전이”
“항암치료 4회차에 폐렴 걸려 2주 입원…위험 순간”
“민머리 프로필 사진도 공개…완쾌라는 단어는 없어”
“이젠 계획 없이 물 흐르듯 쉬기도 하는 삶 살고싶어”

1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박미선. tvN 제공
1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박미선. tvN 제공

(문화뉴스 서희범 기자) 개그우먼 박미선이 유방암 투병 후 약 1년 만에 방송에 나와 건강한 모습을 선보였다. 박미선은 12일 밤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 출연해 "생존 신고를 하려고 나왔다"며 유방암 진단과 긴 항암치료 과정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를 밀었던 터라 짧은 머리 스타일에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파격적인 모습이라 사람들이 놀랄까 했지만 용감하게 나왔다"며 "밀리노에서 사업 차린 디자이너 같지 않냐"고 농담부터 던졌다.

웃음으로 시작했지만, 힘겨웠던 암 투병기를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종합건강검진에서 (유방암이) 발견됐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수술했는데 열어보니 임파선(림프절)에 전이가 됐더라"며 "전이가 되면 무조건 항암을 해야 한다. 방사선 치료를 16번 받았고 현재는 약물치료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는 "살려고 하는 치료인데 죽을 거 같더라"며 "항암을 하니 목소리가 안 나오고, 말초 신경이 마비되면서 손발 끝의 감각이 사라졌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오르고 살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헤르페스(수포)가 올라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장 위험했던 것은 폐렴이었다는 그는 "항암치료 4회차에 폐렴이 왔다. 열이 안 떨어져서 2주간 입원을 했다. 보호자들이 걱정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1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박미선. tvN 제공
1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박미선. tvN 제공

현재는 컨디션이 많이 회복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나온 것도 많은 분이 힘을 얻었으면 해서다. 유방암은 조기 검진을 통해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고 강조했다.

투병 생활 동안, 남편 이봉원은 달라졌다. “남편이 ‘괜찮아, 좋아질 거야. 일 못하면 어때. 내가 있잖아’라고 하더라구요.” 오랜 세월 장난처럼 흘려듣던 남편의 말이 이번엔 다르게 들렸단다. 박미선은 “그 사람이 병원에 내 카드 대신 자기 카드를 등록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제가 힘이 없으니까 말이 부드러워지더라구요. 그랬더니 그 사람도 부드러워졌어요.”

박미선은 민머리 사진도 공개했다. "머리 깎을 때도 즐겁게 깎았다. 많은 여성이 머리카락 자를 때 운다던데 난 '언제 이런 걸 해보겠어'라고 생각하며 참았다. 딸 권유로 정장 입고 프로필 사진도 찍었는데 찍길 잘한 것 같다." 박미선의 딸은 항암치료 10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 투병 일지'를 기록했다고 한다.

박미선은 1988년 데뷔 후 코미디 프로그램부터 토크쇼, 시트콤 등을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38년간 첫애 낳고 한 달, 둘째 낳고 한 달, 이렇게 딱 두 달 쉬었다"는 그는 "전 제가 연예인이 아니고 (방송사가) 직장이라고 생각하며 다녔다. 이제 돌아보니 지난날이 '전광석화' 같다"고 회고했다.

12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박미선(가운데), MC 유재석(오른쪽)과 조세호. 유 퀴즈 온더 블록 인스타그램 캡처
12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박미선(가운데), MC 유재석(오른쪽)과 조세호. 유 퀴즈 온더 블록 인스타그램 캡처

그만큼 시청자들도 박미선을 친숙하게 여겨왔고, 지난해 12월 모든 방송프로그램에서 하차하자 건강 이상설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이에 대해 "주변 지인들의 말이 기사화되고, 사람들이 다 제가 '중병에 걸렸나 보다', '곧 죽나 보다'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건강이 회복되자 '유퀴즈'를 찾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제가 진단받은 암은) 완쾌라는 단어를 쓸 수 없는 유방암이다. 항상 조심하고 검사하면서 살아야 하는 암"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병을 계기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했다. 박미선은 "다른 증상은 없었는데 피곤하더라. 녹화 시간에 졸고, 대기실에서 계속 잠만 잘 정도로 피곤했다"며 "그게 신호였는데 간과하고 계속 (나 자신을) 밀어붙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달라졌다는 그는 "내년은 어떨지 모른다. 계획하지 않고 살려고 한다. 이제는 물 흐르듯이 쉬기도 하는 삶을 살아보려 한다"고 웃었다

문화뉴스 / 서희범 기자 hibumwest@kakao.com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