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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우리나라는 희망과 설렘이 시작되는 한 해였다. 통금이 해제되며 사람들은 자유롭게 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프로야구의 출범으로 사회는 활력을 얻은 듯했다. 사람들은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참으로 부조리한 세상이었다. 이러한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고 싶다."
 
연극 '월곡동 산 2번지'가 8월 9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극장에서 공연된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은 194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래 '연극관람의 즐거움과 감동'을 오랜 세월 동안 세계의 많은 관객에게 선사해왔다.
 
경제 공황 시절, 전환기에 있던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남과 북, 두 문화의 갈등 속에서 고뇌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한 가족사를 보여주는 '유리동물원'은 테네시 윌리엄스 희곡의 특징인 시적인 대사 표현력과 절묘한 여성 묘사가 화합하여 이루어내는 기적을 맘껏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평을 받았다.
 
창작그룹 가족의 명작의 재탄생 시리즈 3탄으로 유리동물원이 새로 태어난다. '월곡동 산 2번지'에선 그 기본 틀은 원작을 바탕으로 하되, 극의 정서를 우리나라 중, 하층 계급의 한 가족을 배경으로 한다. 무대를 1930년대 미국에서 1982년 서울 월곡동 산 2번지로 옮겨 그들의 희망과 좌절, 행복과 아픔을 가슴 시리면서도 환상적이고 따뜻하게 표현하며, 더불어 이 공연에서 당시 대한민국의 환경과 인간의 심리, 사회상까지 엿볼 수 있다.
 
   
 
각색도 맡은 윤돈선 연출은 "'월곡동 산 2번지'는 지금 우리 곁에 존재하거나, 존재해왔던, 또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라며 "우리에게 '가족'이란 단어는 따뜻하고 정감 어린 단어다. 또한, 가슴 아프고, 가슴 시리고, 가슴 찡한 단어다. 나는 이러한 우리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했고, 그것을 연극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연출은 "관객에게 바라는 연출로서의 바람은 이것이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가족'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한다. 극의 구성은 원작에 가까우나, 줄거리와 인물들의 성격은 1982년 우리가 살아왔던 이야기,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창조하려 했다"고 전했다.
 
'40캐럿-연상의 여자', '남자충동',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에 출연한 장설하가 '엄마'를 연기한다. 이 외에 염재욱, 박은미, 임정아, 민기욱, 조하나, 이정근이 출연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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