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 남자 관객들도 볼 만한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문화리뷰] 남자 관객들도 볼 만한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 문화뉴스 서정준
  • 승인 2016.07.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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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립서비스

[문화뉴스] 그야말로 컬트한 창작물이다. 그런데 재밌다.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몇년 째 대학로에서 흥행 순위를 지키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 역시 5월 1일부터 8월 28일까지 장기 공연을 진행 중이며 각종 예매 순위에서 중, 대극장 작품들 사이에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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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품을 접하고 느낀 감정은 당혹감이었다. 코믹한 작품을 여럿 봐왔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요구하는 작품은 드물다. 바로 여자에게 숙맥인 프로페서V가 그냥 숙맥이라기보단 바보스러운 캐릭터로 관객에게 보이는 점이다. 한 번만 책을 보면 다 외우는 천재로 묘사되는 그는 여자 앞에만 가면 갑자기 바보스러운 말투를 쓴다. 뱀파이어가 된 후의 치명적인 매력도 좀 더 웃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진짜 매력적이라기보단 바보에서 정상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하지만 마지막의 내면 연기는 경이롭다. 사건을 단 세 문장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 작품인데도 100분간 쌓인 감정이 터지면서 어떤 '진짜'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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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분위기는 또 굉장히 컬트적이다. 몽환적인 푸른 톤의 조명과 일반적인 액자 형태의 모양이 아닌 나선 형태의 무대, 등장할 때마다 간지(?)를 사정 없이 내뿜는 백작은 프로페서V의 웃음기 가득한 연기와 겹쳐지며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싶게 만든다. 심지어 작품 속 그녀의 이름은 그냥 은하철도 999의 메텔을 닮아서 '메텔'이다. (게다가 '마마 돈 크라이'지만 엄마는 대사 한 마디 없이 문만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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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알 수 없는 당혹감은 작품이 진행되며 점점 기분 좋은 독특함으로 변한다. 가장 1등 공신은 물론 땀과 눈물과 침으로 범벅이 되며 감정을 극한까지 오가는 배우들의 열연에 있겠지만, 그다음을 꼽자면 '정성을 쏟았다' 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조명의 사용이다. 조명은 행복한 분위기를 나타낼 때 무대 전체를 아우르는 조명부터 전체적인 톤을 잡는 푸른 조명, 시간 여행을 할 때 쓰는 원형 조명, 프로페서V의 심리를 표현하는 머리 위의 조명 등 다채로운 활용으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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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푸른 톤의 조명에서 무대 위에 쏘아 올린 달이나, 마지막 순간 프로페서V를 감싸는 붉은 조명들은 작품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조명을 통해 그림자로만 비치는 메텔은 어느새 작품 마지막에 목걸이를 건네받을 때 정말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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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프로페서V만 언급했지만, 팬들에게 '백작님'이라고 불리는 뱀파이어 백작도 뛰어난 매력을 뽐낸다. 대사도 거의 없을 만큼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진 그는 어떨 때는 프로페서V와 합을 맞추고 어떨 때는 본인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작품의 컬트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특히 불우한 출생으로 인해 저주받은 그가 프로페서V를 점차 옥죄는 이야기의 감정선은 자칫 빈약한 작품이 될 수도 있던 '마마 돈 크라이'를 B급 정서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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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배우 2명이 등장하는 작품을 접한 적 없는 관객이라면 이 독특한 매력에 한 번 정도는 빠지러 유니플렉스로 가보면 어떨까.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절절한 감정, 창문에서 뛰어내렸다가 깨어보니 우리 엄마 울고 있었다 같은 묘하게 공감가는 가사. 락 스타일의 중독성 있는 음악들까지. 특히 남성 관객들이 어떤 선입견을 걷어내고 봐 보면 좋을 것 같다. 기자가 공연을 본 날 극장에 남자는 프로페서V와 백작님, 그리고 기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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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공연을 보러 가기 어렵다면 얼마 전 530분에 이르는 실황 영상을 담은 DVD와 36곡이 담긴 OST가 발매됐으니 함께 즐겨보자. "마마, 돈 크라이~ 아 윌 비 어 굿보오이~"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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