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영화도 다시보자 '명화참고서'…'라이온 킹'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애니메이션계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들이 내놓은 수많은 작품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작품을 꼽자면 단연코 '라이온 킹'이며, 디즈니가 '라이온 킹'을 통해서 전환점을 맞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내 인생 최고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디즈니는 그동안 '신데렐라', '인어공주', '알라딘' 등 고전동화들을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했지만, '라이온 킹' 은 최초로 순수 창작물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두고 있다(일본 만화 '정글대제'를 표절했다는 의혹에도 시달렸으나, 엄청난 흥행을 거두면서 논란이 잠식되었다).
 
디즈니의 전작들에선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것과 달리 '라이온 킹'은 최초로 동물이 주인공이자 오로지 동물들만 등장했다. 또한 동물들의 낙원이라 불리는 아프리카가 배경이었으니 사람들에게 판타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최초로 뮤지컬로 재탄생하여 현재 브로드웨이의 스터디셀러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아프리카 프라이드 초원의 왕인 '무파사'의 아들로 태어난 '심바'는 자신의 삼촌이자 '무파사'의 동생인 '스카'의 음모에 휘말려 자신의 땅에서 멀리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친구인 '티몬과 품바'를 만나면서 '심바'의 사고방식은 큰 전환점을 맞이했고, '무파사'의 구름을 만나 비로소 죄책감에 벗어나게 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왕위를 탈환할 것을 결심하며 프라이드 초원으로 돌아와 '스카'와의 일생일대의 결투를 펼친다.
 
전형적인 '디즈니식 권선징악' 구도의 이야기지만, '라이온 킹'스토리 중간이 불쑥 튀어나온 이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 모든 일이 잘될 것이다. 정확한 어휘는 "Hakuna Matatizo"이다.)'라는 말 한마디는 어린이용 가족영화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머릿속에 깨달음을 주었다.
 
현대 사회는 종종 개인에게 감당하기 힘든 혹독한 시련들을 던져주니, 프라이드에서 쫓겨난 '심바'처럼 괴롭거나 방황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저 한마디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마음의 주문'이 되었고, 이를 계기로 사람들은 정신적 평온을 되찾거나 사회로부터 받은 상처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심바'의 여자친구인 암사자 '날라' 또한 중요한 상징성을 지녔다. 그동안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줬던 여성 캐릭터들은 순종적·수동적인 과거에 살았던 여성상이었다면, '날라' 는 현대 여성상을 대변했다. 자신이 사는 영토가 '스카'에 의해 위기에 쳐하자 홀로 '심바'를 찾아 나서는 대범함과 그를 설득하려는 적극적인 모습, 그리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모습까지 갖추고 있다. '날라'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뮤지컬에서는 '스카'가 '날라'를 자신의 아내로 삼으려고 했다가 '날라'가 강력하게 거부하면서 그를 쫓아내는 이야기까지 창작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의 한 구절처럼 자세히 더 들여다볼수록 매력적인 영화 '라이온 킹'. 지금도 아프리카인들의 노랫소리가 어디선가 자꾸만 들려온다.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 전체 관람가, 애니메이션,
1시간 29분, 평정 : 4.1 / 5.0(왓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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