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딸기를 잇는 친근한 고리 같은 체험 농장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체험형 딸기농장 쭝이랑

[문화뉴스 MHN 김다슬 기자]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쭝이랑은 새콤달콤한 향기가 가득한 딸기 농장이다. 시장에 딸기를 파는 일반적인 농장이 아닌, 소비자들이 농장에서 딸기를 직접 따서 사 가는 100% 체험형 농장이다. 2013년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김일중 대표는 30세 이전에 CEO가 되겠다던 꿈을 이룬 다부진 청년 농부다. 김 대표가 경영하는 쭝이랑은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른바 핫한 딸기체험 농장으로 벌써 6년째 대박 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대학 재학 시절 해외연수로 다녀온 일본 홋카이도의 라벤더 천국 ‘팜 도미타’는 김일중 대표의 롤모델이다. 언젠가는 꼭 우리 농촌의 먹거리로 한국판 팜 도미타를 만들겠다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힌 김일중 대표를 만나보자.

농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보고자 한국농수산대학 입학

사실 김일중 대표는 농업에 관심이 없었다. 20여 년 전 귀농한 아버지가 조랑말 농장을 경영해 어릴 적부터 보고 자란 게 농업이었기에 자신만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대학 진학을 고민하던 중, 친구와 직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많은 사람들이 농업을 3D 직종으로 여기고 기피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됐다. 김 대표는 아버지가 하는 농장 일을 옆에서 오래 지켜봐 왔던 터라 농업을 그렇게까지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기에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슬쩍 들었다. 그러다 아버지의 권유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국농수산대학 졸업생들의 농장을 둘러보게 됐는데, 각자의 재배작물로 자신들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이후 김 대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농수산대학 채소학과 10학번으로 진학했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체험형 딸기농장 쭝이랑

해외 현장실습으로 쌓은 탄탄한 경험과 다양한 지식

한국농수산대학은 농수산업에 특화된 대학이기 때문에 실습 커리큘럼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잘 짜여 있다. 이를테면 한국농수산대학 재학생들은 재학기간 3년 중에 1년 동안은 농업 현장이나 농업 기관에서 실습을 해야 한다. 또한 모든 재학생들은 미국,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선진 농수산업 국가에서 현장실습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3학년 졸업을 앞두고는 교수 상담 등을 통해 본인들이 실제로 하고자 하는 사업 아이템들을 구체화한다. 김 대표의 경우도 재학 기간 내 5개월간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신기술 농법을 배웠고, 다른 5개월간은 일본 홋카이도 농가에서 연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작물을 직접 재배하며 저마다의 특성을 익혔고, 농사 기술도 많이 익혔다. 김 대표는 “잘해 볼 의지만 있다면 분명 한국농수산대학에서 경험과 지식 외에도 많은 걸 얻어 갈 수 있다”며 “아이디어만 좋다면 농업은 젊은 청년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줄 분야다”고 자부했다. 그렇게 김 대표는 대학 졸업과 함께 고향인 경기도 용인에서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들게 됐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체험형 딸기농장 쭝이랑

체험을 통해 사람과 딸기를 잇는 친근한 고리 역할을 하는 체험 농장

김 대표는 졸업을 앞두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작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문득 딸기를 떠올렸다. 딸기는 누구나 좋아하는 과일이니만큼 사람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준비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 모든 것이 그저 복잡하기만 했다. 그래서 졸업 후 학교를 통해 소개받은, 경상남도 산청군에 있는 딸기 농장으로 내려가 석 달 동안 그곳에서 낮에는 일을 돕고 밤에는 익히고 배운 것들을 정리하며 딸기 농장 운영 계획을 구체화했다. 여느 젊은 세대들처럼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김 대표는 자신의 농장이 딸기와 사람들
을 연결시키는 친근한 고리가 되었으면 했다. 다름 아닌 ‘체험’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게 김대표의 이름을 딴 딸기 체험 농장 ‘쭝이랑’이 탄생했다.

직접 생산한 딸기를체험용으로만 100% 공급 

쭝이랑은 생산한 딸기를 시장에 납품하지 않고 오로지 체험에만 100% 활용하고 있다. 최근 체험을 병행하는 딸기 생산 농가가 많아졌는데 이들은 딸기의 대부분을 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만 체험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딸기는 사람 손이 자주 닿으면 물러져 상품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딸기 체험을 병행하는 생산 농가에서는 대부분 상태가 좋은 딸기는 먼저 수확해 시장에 판매하고, 남은 것들로 체험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쭝이랑은 농장에 온 체험객들에게 100% 판매하는 구조라서 다른 곳들과는 뚜렷하게 차별화된다”고 자신 있게 얘기했다. 체험객의 편의를 가장 우선시한 2단 재배와 체험 방식 일반 딸기 농가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져 2단 재배를 하지 않지만, 쭝이랑은 고객의 키에 맞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2단 재배를 하고 있다. 또 작업하기가 수월한 수경재배를 하고 있는데, 딸기 당도를 높이기 위해 물 조절만 잘해 준다면 토경재배보다도 훨씬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다. 쭝이랑을 방문한 체험객들은 따로 체험비를 내지 않고 직접 딴 딸기를 100g당 무게로 계산해 살 수 있다. 일정의 체험비를 내고 한 바구니씩 가져가던 기존의 체험 방식과는 다르게 적든 많든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농장 안쪽에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카페테리아에서는 수확한 딸기로 딸기 조각케익이나 딸기 찹쌀떡, 딸기 와플 등을 만드는 먹거리 체험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먹거리 체험은 패키지로 묶여 있지 않고, 따로 예약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딸기 따기 및 먹거리 체험은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6월 초까지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김 대표의 섬세함에서 비롯됐다.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농촌 체험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연인이나 친구끼리 밥 먹고 영화관에 가듯 쭝이랑에도 부담 없이 편하게 들러서 체험하고 갔으면 좋겠다.”

 

출처: 한국농수산대학, 체험형 딸기농장 쭝이랑

‘안쓰럽다’ ‘힘들겠다’ 등 모든 예상을 뒤엎은 아름다운 도전과 성공

사실 김 대표가 처음 농업에 뛰어들었을 때 주위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았다. ‘안쓰럽다’ ‘힘들겠다’ ‘나이도 어린 여성이’ 등의 측은한 시선이 등에 꽂혔다. 더욱이 딸기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현장에서만 판매한다고 하니 세상 모르고 덤벼드는 하룻강아지 같은 취급을 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자신을 믿었고, 고정관념을 꼭 바꿔 놓고 싶었다. 참신한 아이템과 열정이 있으면 분명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그렇게 자신이 세웠던 계획들을 하나씩 이루어 갔다. 2014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돼 자금을 지원받아 지금의 딸기 시설하우스를 지었다. 이후 첨단시설 지원사업을 통해 온습도 자동조절 장치 등 최첨단 시설들을 들여놨다. 국가지원을 적극 활용해 농사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김 대표는 처음 계획했던 대로 직접 생
산한 딸기를 체험 농장 안에서 100% 소비하고 있다. 첫해 8,000만 원을 기록한 매출은 현재 7년 차 2억 원을 웃돌고 있다. 주위의 우려를 비웃듯, 한 해 8,000명 이상이 다녀가고 있기에 판로를 따로 걱정할 필요도없다. 젊은 감각으로 꾸며 놓은 실내 장식과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저절로 입소문을 타면서 만들어 낸 성과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가득한 딸기 테마 파크를 꿈꾸다

김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쭝이랑을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농업의 6차산업 명소로 키워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2020년 6차산업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김대표가 한국농수산대학 재학 시절 해외연수로 다녀온 일본 홋카이도의 팜 도미타에서 비롯됐다. 라벤더 꽃이 가득해 연보랏빛 물결이 찬란한 팜 도미타는 홋카이도를 방문하는 전세계인들이 꼭 다녀가는 세계적 명소다. 라벤더 아이스크림, 라벤더 비누, 라벤더 향수 등 다양한 것을 보고 즐겼던 김 대표에게 팜 도미타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한 낙원이었다. 김 대표는 이런 낙원을 한국에서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당차게 얘기한다. “팜 도미타가 새로운 농업 트렌드가 될 수 있다. 쭝이랑의 딸기를 생활 밀착형의 공간 속에 넣고 싶다. 딸기가 곧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되는, 누구에게나 쉽고 가까운 한국의‘딸기 테마 파크’를 만들어 보고 싶다.” 당당하고 자신만만하다. 거기에다 젊고 매력적이다. ‘힘들다’ ‘어렵다’ 등 농업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자 농업에 뛰어든 김일중 대표. 김 대표에 대한 수식어는 진정 ‘농업계의 커리어우먼’이다. 정말 친구 같은 농업이 되었음 좋겠다고 수줍게 웃는 김 대표의 모습에서 우리 농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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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정보 : 경기도 용인시 쭝이랑
경영유형 : 직접경영

시설 규모 : 6,000㎡(약 1,800평)
연매출 : 2억 원
생산 목표 : 현재 연간 1만 8,000kg에서 최종 목표 연간 3만 6,00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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