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스럽지 않은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 '미나리'
영화 '미나리' 오는 3월 3일 개봉

사진=판씨네마

[MHN 문화뉴스 박한나 기자] 때론 드라마틱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아도 예고없이 몰려오는 뭉클함에 무너져내린다. 위기를 피할 재간은 없으나, 묵묵히 그 시간을 살아내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의 맞잡은 손의 온기를 느끼며 따뜻한 한때를 지나가는 것이다.

영화 '미나리'는 낯선 미국 땅에 새로운 터전을 가꾸는 한국 가족의 '아메리칸 드림'을 담은 작품이다. 새 땅을 향한 그들의 부푼 기대와 희망은 한낱 꿈과 같은 환상임을 누구 한 사람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들을 둘러싼 눈빛과 공기로 느껴진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아메리칸 드림이 나타내는 절망적인 현실감보다, 가족 내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사진=판씨네마

가족들을 이끌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과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는 엄마 '모니카'(한예리) 그리고 의젓한 큰 딸 '앤'(노엘 케이트 조),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 어린손주들을 위해 한걸음에 낯선 땅으로 달려온 할머니 '순자'(윤여정).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는 낯선 땅이지만, 가족이라는 단단한 끈이 오늘을 살아갈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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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美 영화협회 및 시상식 65관왕 석권,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이다.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미국배우조합상(SAG) 영화부문 앙상블상,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가 확정되면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작품은 제37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및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전미 비평가위원회, 보스턴, 오클라호마, 노스캐롤라이나, 디스커싱필름,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콜럼버스, 뮤직시티,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덴버, 뉴멕시코, 흑인 비평가 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등 미국 영화협회 및 시상식을 싹쓸이하며 65관왕 156개 노미네이트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최고의 영화"(DBR), "<기생충>을 이을 오스카에서 주목할 작품"(Deadline Hollywood Daily), "이 영화는 기적이다"(The Wrap), "국경을 초월한 최고의 영화"(Vague Visages), "세상의 아름다움이 담긴 작품"(Boston Hassle) 등 해외 유수 매체의 폭발적인 호평과 함께 전문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와 가디언지에서 아카데미 유력 후보로 선정하면서 오스카 레이스의 청신호를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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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낯섦을 품어내는 '가족'이라는 온정,'미나리'

'미나리'는 눈부시게 빛나는 따뜻한 작품이다. 정이삭 감독 "어린 시절 미국 아칸소에 이민을 온 한국 부모님에게 자라온 그는 현재 '데이빗'의 나이인 딸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던 중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라며 제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감독의 경험이 담겨서 일까. 이 작품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듯 반갑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나아가 '개인적인 역사나 문화 같은 섬세하고 민감한 것들을 다루고 싶었다'는 정 감독의 말처럼 장면마다 느껴지는 섬세하지만 과하지 않은 디테일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낭만을 가득 싣고 떠난 미국에서 제이콥과 가족들이 마주한 땅은 결코 너그럽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을 가진 '미나리'처럼 이 땅에서 자신만의 행복과 꿈을 가꾸어 나아간다. 또한 결코 틀리지 않은 그들의 지혜와 사랑은 세상 어느 것으로도 떼어놓을 수 없는 '가족'이라는 고귀한 선물을 지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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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낯섦을 품어내는 '가족'이라는 온정,'미나리'

스티븐 연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자연스럽다 못해 끝내줬다. 실제로 한 가정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듯한 그들의 연기 호흡은 순간마다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작품 속 모니카와 앤, 모니카과 순자의 관계에서 그려지는 모정은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라는 말을 완벽하게 해석하는 듯했다.

'미나리'는 너그러이 낯섦을 품어내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사진=판씨네마

한편, 영화 '미나리'는 3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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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낯섦을 품어내는 '가족'이라는 온정, '미나리'

억지스럽지 않은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 '미나리'

영화 '미나리' 오는 3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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