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직격탄 맞은 거대 글로벌 테크기업
'12,000명' 해고방침에 구글 노조 항의

사진제공=AP/AFP/REUTER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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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노푸른 기자] 최근 미국의 거대 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인원감축 ‘레이오프’를 진행했다. 판도가 급변하니 재정 유출을 막고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 2023년 줌, 이베이, 디즈니, 보잉, 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팔 등 시장을 선두하는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레이오프’를 선언하며 실리콘베이에 찬바람이 일고 있다. 최근 몇 년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취업문이 열렸으나 성공의 그림자 뒤엔 무서운 파도가 일고 있었다.

‘레이오프(layoff)’는 다운사이징, 예산감축, 구조조정 등 경제적인 이유로 기업에서 직원을 영구적으로 해고하는 것으로 말한다. 레이오프는 해고된 직원에게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레이오프가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코로나 팬데믹과 불안정한 산업적 특징을 꼽는다.

2020년 초 발발한 코로나 팬데믹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고 기업들은 본격적인 긴축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이후 만 명이 넘는 인원을 해고한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중에서도 구글이 12,000명으로 가장 수가 많고 비율상으로는 13%를 감축한 메타가 가장 크다. 50% 감원을 진행한 트위터에선 3700명이 해고됐다. 델은 이번에 5%, 6650명을 해고한다. 테크 산업은 특히 팬데믹의 영향을 직격탁으로 맞았고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급인력들을 아낌없이 썰어댔다. 테크 기업 감원 집계사이트 ‘레이오프’에 따르면 올해에만 벌써 321개 테크회사에서 9만 7996명 감원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엔 1044개 기업에서 15만 9786명이 해고됐다.

구글 노동자들로 구성된 '알파벳노조'(AWU) 조합원들이 2일(현지시간) 모기업 알파벳의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에 항의하는 시위/뉴욕AFP=연합뉴스
구글 노동자들로 구성된 '알파벳노조'(AWU) 조합원들이 2일(현지시간) 모기업 알파벳의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에 항의하는 시위/뉴욕AFP=연합뉴스

테크 기업들간의 경쟁도 심하다. 새로운 스타트업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때문에 기존 기업들은 밀려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한다. 산업자체의 불안정성도 한몫한다. 테크산업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최신 기술이 금방 후진 기술이 되듯 진화의 속도가 가파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판에선 한때 필요했던 값진 인력들도 한순간에 헌신짝이 된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학교나 회사에 가지 못하게 되자 화상회의 플랫폼 ‘줌’이 구세주처럼 등장해 빈자리를 메꿨다. 그러나 줌은 올해 벌써 1300명, 직원의 15%를 해고하기로 했다. CEO 에릭 위안(Eric S. Yuan)은 수익성을 위한 결정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위해 나은 선택이라 답했다.

온라인몰 이베이(eBay)도 재정비 및 경쟁력 제고의 이유로 500명의 인원을 감축한다.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는 7000개의 일자리를 삭제한다. 팬데믹으로 인해 계속된 피해를 입고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레이오프가 유일한 해답이라는 것이다.

항공 및 군수 회사 보잉은 재정부와 인사부에서 2000개의 자리를 없애기로 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하늘길이 막히고 수요도 예전을 회복하지 못하자, 레이오프를 하게 된 것.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페이팔 등 빅테크, 핀테크도 마찬가지. 경쟁이 심해지고 수요는 줄어드니 규모를 줄이게 된 것이다. 게다가 AI의 등장으로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더더욱 사람을 고용할 필요가 없어진 것. 

지금도 미국에선 새로운 스타트업이 일어나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인재를 고용하고 있다. 테크 산업은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이며 이시대에 수익성이 가장 높은 산업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는 건 기존 것이 도태된다는 경고이자 또다시 레이오프 칼바람이 불 징조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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