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의회 의원들, "바그너그룹 테러조직 지정 준비 중" 밝혀
테러조직 지정 시 구성원 체포 가능해져
바그너그룹, 러시아 국방부와 충돌 빚어

사진 =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 바그너그룹 텔레그램 채널
사진 =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 바그너그룹 텔레그램 채널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유럽이 바그너그룹의 테러 조직 지정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반 푸틴 성향 러시아 언론사 모젬 오뱌스니트(MO)는 7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유럽의회가 바그너PMC를 테러 조직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그너PMC는 러시아의 용병 기업으로, 흔히 '바그너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바그너그룹은 그간 러시아의 국익을 위한 군사활동을 수행해왔으며, 이러한 활동으로 그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푸틴의 입맛에 맞게 군사행동을 벌인다는 의미다.

바그너그룹은 이번 우크라이나전쟁에서도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학한 행동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얼마 전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간 것도 바그너그룹의 공이 가장 컸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MO는 이번 바그너그룹 테러 조직 지정 준비에 대해 알려온 것이 유럽의회 소속 의원들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의회의 세르게이 라고딘스키 의원은 "유럽의회 분위기상 바그너그룹을 테러 조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르게이 의원은 "결의안이 국제법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결의안이 채택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결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되는데, 민간 군사 기업을 테러조직으로 인정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보단체 FSB 출신의 정치인 게나디 구드코프는 바그너그룹이 테러조직으로 지정되면 전 세계 어디에서든 그 소속 병사, 심지어 프리고진이라고 해도 체포할 수 있게 되며, 모든 법 집행기관이 그들을 표적으로 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의회의 라사 유크네비치에네 의원은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테러 조직 명단에 바그너그룹이 아니라 러시아라는 국가를 올리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라사 의원은 러시아 연방 정권을 테러 조직으로 인정하는 결의안이 이미 유럽 의회에서 채택됐지만, EU에는 아직 국가조직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하는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바그너그룹은 최근 들어 러시아 정규군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최근 도네츠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저지하며 1,500명의 병력을 사살했다고 밝혔으나, 프리고진은 "그 정도 규모의 사람을 죽이려면 매일 150km씩 점령해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를 "터무니없는 공상과학소설"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군과 바그너그룹 사이에 충돌, 심지어 소규모 교전까지 벌어지는 일이 이어지며 러시아 내부의 결속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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