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발생한 크렘린궁 상공 드론 폭발 공격
미 정보당국, 러시아 관리 통신내용 분석… 자작극 가능성 배제
우크라, 지금까지 러시아 대상으로 비밀작전 수행해와

사진 = 크렘린궁 상공에서 드론이 폭발하는 모습 / UPI / 연합뉴스
사진 = 크렘린궁 상공에서 드론이 폭발하는 모습 / UPI / 연합뉴스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크렘린궁 드론 공격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비밀작전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판단이 나왔다.

현지 시각으로 24일,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특수부대와 정보부대가 그간 러시아를 상대로 비밀작전을 수행해왔다며, 이번 크렘린궁 드론 공격 사건도 우크라이나에 의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정보당국의 이 같은 판단은 해당 공격 직후 당국이 확보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통신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은 러시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를 공격 배후로 의심했으며,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크렘린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으로 믿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격 발생 직후 당국은 해당 공격 자체가 확전 등 상황 전환을 위한 계기나 명분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의 통신내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관리들의 놀람과 당혹감이 드러나 자작극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떤 부대가 크렘린 드론 공격을 감행했는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측근들이 알고 있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사진 = 우크라이나 해병대 병사가 드론을 이용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 로이터 통신 / 연합뉴스
사진 = 우크라이나 해병대 병사가 드론을 이용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 로이터 통신 / 연합뉴스

이어 당국은 해당 공격의 지휘와 실행 주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는 상태여서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크렘린궁 드론 공격은 지난 2일 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무실과 기념식장 상원 등이 있는 크렘린궁 상공에서 발생했다. 15분의 시차를 두고 2대의 드론이 폭발했으나, 크렘린궁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는 "테러 행위는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실행만 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을 배후로 지목했으나,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의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커비 조정관은 "미국은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가 없다"며 "미국은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에서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크렘린 드론 공격 이전에도 우크라이나의 비밀작전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비밀작전을 빌미로 미국을 비난하면서 전장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비밀작전에 미국 군사 장비 사용을 불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벨고로드에서 이루어진 '귀향 작전' 후 파괴된 장비의 모습 / 바그너그룹 공식 텔레그램 채널
사진 = 벨고로드에서 이루어진 '귀향 작전' 후 파괴된 장비의 모습 / 바그너그룹 공식 텔레그램 채널

한편, 현지 시각으로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자유 러시아군단의 '귀향 작전'에 미국산 장비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우크라이나는 해당 단체에 미국산 장비를 지급한 적이 없다며, "해당 장비는 군사 시장에서도 구할 수 있다"고 말해 장비의 지원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하여 미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전쟁을 어떻게 수행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달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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