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밀수' 장도리 역 출연
혀 날름, 유리잔 잘근잘근...코믹 연기로 호평
"제가 나올 때 관객들이 긴장 덜 수 있겠다 싶었죠"
"류승완 감독님 지시 잘 수행해 만족"

사진=배우 박정민 / 샘컴퍼니 제공
사진=배우 박정민 / 샘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배우 박정민이 영화 '밀수'를 통해 열연을 펼쳤다. 자연스러운 불량함과 코믹함으로 역대급 캐릭터를 완성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 해양범죄활극이다. 박정민은 해녀들을 보필하던 순수한 청년에서 욕망을 가지게 되며 밀수판에 뛰어드는 장도리 역을 맡았다. 

강렬한 파마와 1970년대 패션, 허세 가득한 말투, '강약약강'(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의 찌질함까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 일발 장전 상태다. 혀를 날름거리거나, 권상사(조인성)의 지적에 슬쩍 주머니에서 손을 빼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웃기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한다.

사진=영화 '밀수' 배우 박정민 스틸
사진=영화 '밀수' 배우 박정민 스틸

"장도리라는 캐릭터로 관객을 웃겨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에요. 근데 이 인물이 나왔을 때 관객들이 조금 긴장을 덜고 볼 수 있겠다 싶기는 했죠. 제가 그런 포지션이 돼야 선배님들 하시는 연기, 영화 전체의 완성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유리잔을 잘근잘근 씹어먹는 장면은 웃음을 동반하며 강렬한 잔상으로 남는다. 장도리 입장에서는 자신보다 강한 권상사 앞에서 애써 세게 보이려는 나름의 위협 방법이었다. 그러나 박정민은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코믹하게 나왔다며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표했다.

"전 촬영하면서 위협적이고 멋있게 씹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까 전혀 위협적이지 않더라고요. 그냥 우스운 느낌인데, 그게 나름 매력이 있었어요. 사실 더 멋있고 위협적으로 씹어 먹고 싶었는데 유리가 덩어리로 달려 나와서 잘 안됐죠.(웃음)"

극 중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바로, 달라진 장도리의 등장신이다. 그렇기에 박정민도 그 변화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사진=배우 박정민 / 샘컴퍼니 제공
사진=배우 박정민 / 샘컴퍼니 제공

"캐릭터 온도 차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부드럽게 넘어갈까 고민이 많았죠. 근데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어요. 대놓고 확 변해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하니까 더 재밌게 했던 것 같고요. 눈앞에 닥친 이득만 좇다가 자연스럽게 나빠진 사람이에요. 한편으로는 변하기 전에 보였던 허술하고 찌질한 모습들은 남겨두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나면 박정민의 인생캐릭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렬하게 그의 모습이 각인된다. 배역을 위해 10kg 정도를 증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잘한 것보다는 류승완 감독의 섬세한 디렉션과 연출력, 편집의 결과라며 공을 돌렸다. 

"감독님이 시킨 걸 완벽히 해냈을 때 가장 신났어요. 이번에는 제 아이디어가 별로 없었어요. 전 디렉션을 최대한 수행한 거죠. 내 로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안 좋은 연기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그래도 제가 잘한 건 감독님이 시키는 걸 잘 해낸 것? 저도 집에서 준비도 많이 했거든요. 감독님 디렉션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잘 해냈다고 봐요." 

[인터뷰②] '밀수' 박정민 "김혜수→조인성, 눈만 봐도 압도...늘 긴장했죠"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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