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고인의명복을 빕니다.
강기희 작가가 오늘 영면에 들었다. 새벽 2시 정선 덕산기의 별이 된 것이다. 장례식장은 강원도 정선 군립병원 장례식장 (사북읍 지장천로 727) 한번 찾아뵙겠다고 오래전 부질없는 약속을 하곤 지키지 못했다.
강기희 작가는 작년에 폐암 진단을 받고 "우린 더 뜨거워 질수 있었다" 시집이 마지막인 것처럼 독백했다.
독자들의 기억에 “시집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일생을 버틴 사람이 기록한 시, 그리고 시처럼 산 사람으로 기억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중 가장 최근에나온 "이번 청춘은 망했다" 가 사실 마지막 책이다. 그외 저서로는 소설집 양아치가 죽었다. 아담과 이브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 은옥이 등이 있다.
그의 마지막 페이스북 글을 올린다. 삼가고인의명복을빈다.
----------------------------- 페이스북 피드 전문 -------------------------------------
생의 마지막 원고를 올려둡니다. 연재 하는 매체 8 월에 실립니다.
정선 병원에 엠뷸렌스 타고 왔습니다. 책방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후회 없구요. 운명이라 받아 들입니다. 걱정들 고맙 구요. 행복했습니다. 징징 울지 않습니다. 웃을랍니다.
스님은 출타 중
강 기 희
함백산 아래 울울한 전나무 숲 /
아름드리 숲 지나 정암사 일주문 따라 오르면 /
적멸의 땅으로 이어지는 작은 석교 하나 나온다 /
다리를 건너면 이승 사람도 극락에 이른다는 극락교 /
극락교 입구에서 발길을 멈추곤 /
스님을 찾아보는데 /
- 자장 스님 계시우?
두어 번 더 소리쳐도 스님은 나오지 않고 /
계곡 물소리만 청아한 오후 /
극락교 아래 돌 틈에 숨어있던 열목어가 눈을 빼꼼 열며, /
- 스님은 출타하셨는뎁쇼
- 언제?
- 글쎄요, 하도 오래되어서. 1천 3백 년도 넘었거든요
(풍경소리 아득하던 정암사 어느 여름날에)
#정암사행사때구경가려했는데못가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