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의원 "청문회장도 끝까지 못 지킨 후보자가 장관직은 어떻게?"
전원책 변호사 "돈에 얽힌 문제 증명이 안 되면 국민들 정말 실망"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5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5  /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인사청문회 도중 퇴장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보수 진영 측에서도 김 후보자가 장관감이 아니라며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13일, 어성가족부 장관 후보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지명했다. 

이에 지난 5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하지만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끝났다. 김후자는 그간 여러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다 밝히겠다"라고 했으나 의혹을 잠재울 만한 근거나 자료 원본을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 재무제표와 주식 거래 명세 등 자료 원본 제출을 요구한 야당 의원들과 강하게 맞섰고, 관련 의혹은 자료 없이 무조건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김 후보자를 향해 “그런 식으로 할 거면 사퇴하든지”라고 하자, 이에 격앙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 후보자는 급기야 청문회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공직 후보자가 청문회 도중 퇴장한 건 대한민국 인사청문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단독 의결로 6일 청문회가 재개됐지만 김 후보자는 연락 두절한 채로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도 불참했다.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출석하지 않은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다.

민주당 여가위원들은 “김행랑 사태(김행+줄행랑)”라고 비판하며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윤 대통령에게는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후보자 줄행랑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국회 헌정 사상 두고두고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후보자를 어떻게 평가했을지 명약관화이다. 임명 강행이라는 무리수를 두는 순간 국민들께서 정부여당을 심판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보수 진영에서도 김 후보자가 장관감이 아니라며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낸 전여옥 전 의원은 8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정면돌파를 위해 김행 후보자 임명을 한다고 하는데 임명을 거둬들이는 것이 진정한 정면돌파"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김행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한마디로 '여성판 아수라'였다, 국민들은 여자들이 머리끄덩이 잡고 시장 한복판에서 싸우는구나 했을 겁니다"라며, "추한 모습으로 원색적으로 싸우는 여자들이 바로 이 나라 국회의원, 이 나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였다"라고 민주당과 김 후보자를 싸잡아 비난했다.

전 전 의원은 "여가위원장 권인숙은 편파적인 진행을, 늘 진영의 앞잡이였던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만 진짜 문제는 김행 후보였다"라며 "의혹에 대해 전혀 방어도 못하고 '주식 파킹' '인터넷 매체 보도' '코인 의혹'에 딴소리만 되풀이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더 기막힌 것은 '청문회를 깨자'라고 나선 국민의힘 위원들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개싸움에 어처구니없는 '명분'을 주고 말았다"라고 김 후보자와 동반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질타했다.

이에 전 전 의원은 “청문회장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김 후보자가 장관직은 어떻게 지키냐? 35일 만에 사임한 조국보다 더 빨리 물러날 수도 있다”라며 “김행 임명을 거둬들이는 것이 정도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다. 김행 후보자도 자진사퇴하길 요청한다”라고 강조했다.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도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전 변호사는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행 후보자가 내 얘기를 들으면 섭섭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김행 후보자의 지금 거론된 문제는 비상장 주식 문제들 그리고 돈에 연관된 여러 가지 문제들”이라면서 “이 문제를 말끔하고 깔끔하게 제가 보기로는 해명이 안 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신문이 사설에서 김행을 포기하라고 그럴 정도”라며 “김행 같은 경우는 돈에 얽힌 문제가 계속 나왔다. 그게 투명하게 증명이 되지 않으면 국민들이 정말 실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윤 대통령이 하나도 양보를 안 했다”라며 “이번에는 한 번 정도 양보하면 국민들이 대통령의 뜻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여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김 후보자를 옹호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우선 반성부터 해야 한다. 인사청문회를 한 게 아니라 망신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김 후보자 줄행랑 주장은 명백한 가짜 뉴스"라며 "여가부 장관 인사청문회 파행의 책임은 오롯이 민주당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미 '김행 반대'라는 답을 정하고 들어왔다"라며 "주식 파킹, 코인 투자, 영부인 찬스 등 근거 없는 의혹을 마치 사실인 양 떠드는 것도 모자라 이를 해명하려는 후보자를 윽박지르기에 바빴다"라고 비판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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