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산어보', 3월 31일 개봉
설경구-이정은 러브라인 "담백하고 깔끔했다"
이준익 감독 "사건이 아닌, 개인에 초점을 맞춘 작품"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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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박한나 기자] 설경구, 변요한 주연의 영화 '자산어보'가 관객들과 만난다.

18일(목)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자산어보'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이준익 감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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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이준익 감독)'는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과 섬 토박이 청년 어부 '창대'가 만나 '자산어보'를 지필하는 과정을 그렸다. 신유박해로 흑산으로 유배된 정약전은 무슨 일인지 책보다 바다가 더 궁금해진다. 그때 마침 정약전에 눈에 든 청년 어부 창대는 누구보다 바닷속 생물들에 훤한 지식을 갖고 있다. 정약전은 어류학서를 쓰겠다며 창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창대는 성리학이 아닌, 서학을 따랐다는 정약전이 탐탁지 않아 이를 거절한다. 이때 정약전은 창대에게 묘수를 던지는데, "내가 아는 지식과 너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 이건 거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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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아닌, '사람'에 집중. 역사 속 인물을 소개하며 현시대까지 관통하는 가치를 찾아내는 이준익 감독이 이번에는 '자산어보'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 감독은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쓸 때나 현장에서 촬영할 때 함부로 다룰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다"며 "여러 내용이 함유되어 있지만, 조선의 서학이라는 천주교가 들어오며 벌어진 사건과 이에 얽힌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기록되어 있는 정약전, 정약용의 이야기에 이름만 기록되어 있을 뿐 정확한 이야기를 알 수 없는 창대의 이야기를 엮어서 고증과 허구가 섞여있는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정약전을 중점으로 서사를 이어간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이 감독은 "역사를 정리할 때, 전쟁이나 정치와 같은 사건으로 정리하는 오류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따라서 그 기점을 개인에서 찾아야 함을 발견했다. 그 시대와 불화를 겪었던 개인을 찾다 보면 근대성의 씨앗을 발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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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실존 인물을, 큰 학자의 이름을 배역으로 쓰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며 "공부를 했다기 보다 현장에서 스텝, 감독, 배우들과 함께 '잘 놀자'라는 마음으로 들어갔다"며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첫 사극인 만큼 초반의 하중이 있었는데 감독의 말에 용기를 얻고 믿고 했다"며 "그동안 사극이 어렵다고 해서 미뤄왔는데 한번 해보니, 한 번은 더 해볼 만할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띠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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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인사를 전한 변요한은 설경구와의 연기 호흡에 대하여 "사랑하는 선배이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배우는 순간들이었고, 직접적으로 주려 하지 않아도 배울 수밖에 없는 선배였다"라고 말하며 훈훈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설경구와 러브라인을 연기한 이정은은 "(설경구와는) 학교를 같이 다녔던 사이이다. 그때는 이런 관계가 될지 몰랐다"며 "너무 친하다 보니, 연인 연기를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되레 친하니 오붓한 신이 완성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에 설경구는 "담백하고 깔끔했던 것 같다"고 호응하며 두 사람의 케미를 돋보이게 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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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자산어보'는 색채를 덜어낸 담백한 흑백으로 조선을 그린다. 이 감독은 영화 '동주'에 이어서 흑백 영상을 선택했다.

이 감독은 "'동주'는 일제강점기 28살에 세상을 떠난 젊은이기 때문에 함부로 밝게 영화를 찍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현실적이고 그래서 어둠을 깊이 있게 다루려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산어보'는 어둠보다는 밝음이 흑보다 백이 많이 차지하는 작품이다. '동주'때나 지금이나 모든 인간은, 개인은 시대와의 불화를 겪고 있다. 그것을 이겨내는 방식은 가거댁의 애정 어린 선물이나, 별장과도 같은 삶의 모습으로 재미지게 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흑백 영상의 의미를 전했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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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흑백 영상이라 얼굴 표정이 더욱 정확하게 드러난다. 조금만 과하면 이야기를 지나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이야기를 위해 내가 맡고 있는 역할이 어떤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워낙 좋은 영화라 더 마음이 쓰였고, 나는 나보다 정약전과 창대의 관계를 보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자산어보'는 역대급 캐스팅 라인업을 비롯한 우정 출연도 빛나는 작품이다. 이 감독은 "관객이 조금 더 쉽게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은 배우라는 설경구의 조언에 시나리오를 배우들에게 건넸다"며 "놀랍게도 거절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 모든 배우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하며 캐스팅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깊은 울림을 전할 명작, 영화 '자산어보'는 오는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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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자산어보' 설경구 첫 사극 도전, "한 번 더 해볼 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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