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변화...연비 규제 폐지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 가능성,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에 큰 타격 예상
[문화뉴스 이지영 기자] 미국 전기차 시장의 위축이 예상되면서 K-배터리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24일 유진투자증권은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자동차 관련 기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177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매년 100만대 안팎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2030년에는 717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발표된 전망치보다 9∼12% 낮아진 수치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위축은 일시적인 수요 정체 현상과 글로벌 고금리 등의 여파로 보인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그의 정책 변화가 전기차 시장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첫 해 바이든 현 정부의 연비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이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수입품 관세 정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2019∼2020년 동안 미국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한 사례는 이러한 전망에 대한 근거로 작용한다. 2019년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5% 줄어든 31만9천대였고, 2020년에는 3.8% 감소한 30만7천대에 그쳤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위축은 K-배터리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에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제3 공장을 짓다가 최근 작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SDI도 인디애나주와 GM과의 계약에 따라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온은 포드와 미국에서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고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재집권 시 한국 완성차업체보다는 배터리업체들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거나 증설하는 기업의 경우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문화뉴스 / 이지영 기자 press@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