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쇠고기 제외 방침 유지 중인 한국, 압박 수위 고조될 듯

2025년 7월 2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리노베이션 공사가 진행 중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건물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팀 스콧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25년 7월 2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리노베이션 공사가 진행 중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건물을 둘러보는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팀 스콧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화뉴스 주진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주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규제 해제를 환영하며,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을 향해 사실상 시장 개방 압박을 강화했다.

현지시간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우리는 호주에 매우 많이 팔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산 소고기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최고라는 점을 반박할 수 없다는 증거”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도 (시장 개방) 요구를 받은 상태”라고 밝히며 특정 국가는 지목하지 않았으나, 한국 등을 포함한 주요 수입 거부 국가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열심히 일하고 훌륭한 사람들 중 일부인 미국 축산업자들이 오늘 웃고 있으며, 이건 나 역시 웃고 있다는 뜻”이라며 자국 농축산업계의 승리를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의 공동 성명도 함께 게시했다. 이들은 “호주 정부가 미국산 신선·냉동 소고기에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며 “미-호주 무역 관계에서 중요한 순간이자 미국 축산업계에 역사적인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리어 대표는 “USTR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타파하고 미국 국민이 주요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롤린스 장관은 “비과학적 무역 장벽으로 20년간 우리 소고기가 호주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못했다는 건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호주 정부는 전날, 다음 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를 해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결정은 미국이 호주산 철강·알루미늄에 매긴 50% 관세, 의약품에 예고된 200% 관세에 대한 완화를 미국에 요구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려는 시도”라며, 트럼프가 예고한 상호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차원의 처방으로 풀이했다.

한편 한국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관세 부과 시한인 오는 8월 1일을 앞두고 미국과 관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쌀이나 소고기와 같은 민감한 시장은 협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으나, 호주의 시장 개방 사례가 공개되며 한국을 향한 미국 측 압박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앞서 한국에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일부 농산물 시장 확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개방에 응하지 않는 국가에는 더 높은 수준의 관세 부과를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뉴스 / 주진노 기자 evelev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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