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 삶에 자신감과 우정이”…특수학교 e스포츠 도전기
‘전국 장애 학생 e페스티벌’서 변화 체험…“실패도 함께 나눠요”

(문화뉴스 주민혜 기자) 장애 학생들이 e스포츠를 통해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감과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고등학생 현준이와 정수는 온라인 배구 게임을 함께하며 서로를 굳게 믿고 의지하는 단짝이 됐다. 전국 e스포츠 대회 참가 경험이 있을 정도로 실력을 쌓은 두 학생은 경기 중 감정을 절제하고 패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으며 더욱 성장했다.

전북맹아학교에서 1등으로 주목받던 중민이는 일반학교에서 전학 온 라이벌 주영이를 만나며 처음으로 도전 의식을 갖게 됐다. 두 학생은 바둑과 유사한 전략 게임을 함께하며 신경전을 벌였으나, 경쟁은 곧 우정으로 이어졌다. 혼자가 익숙했던 중민이는 친구와 협력하며 실력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한층 성숙했다.
또한 서울농학교의 운우와 순표는 청각장애로 축구 경기장에서 소외됐지만, 온라인 축구 게임에서는 오히려 강점을 살려 주전으로 활약하게 됐다. 가상의 경기에서는 눈으로 경기 흐름을 파악해 누구보다 활발하게 팀 플레이를 펼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강원 홍천에서 지난 9월 9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전국 장애 학생 e페스티벌’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2005년 시작해 20주년을 맞은 이 행사는 정보화 역량 향상과 건강한 디지털 여가 문화 조성을 위해 마련됐으며, 전국 각지의 장애 학생 1,000여 명이 모여 기량을 겨뤘다.
현준이는 경기 중 중압감으로 한때 경기를 멈춰야 했으나, 패배와 성취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극복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소중한 감정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e스포츠는 장애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실패를 이겨낼 힘을 길러주는 한편,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익히는 통로로 자리 잡고 있다.
작아 보이지만 분명한 일상의 변화는 가상 공간을 넘어 실제 삶의 큰 힘이 되고 있으며, 장애 학생들이 게임을 통해 세상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진=KBS
문화뉴스 / 주민혜 기자 press@mhn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