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산 정상부에서 협축식 성벽 구조 등 신라 초기 축성 양식 드러나
국가유산청 “발굴 성과 토대로 보존·활용 방안 마련 예정”

(문화뉴스 이혜주 기자) 신라 초기 석축성벽 구조가 대구 팔거산성에서 최초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3일, 대구광역시 북구청과 함께 실시한 팔거산성 발굴조사에서 내·외벽을 같은 높이에서 등을 맞대고 쌓은 ‘협축식 성벽’ 구조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팔거산성은 해발 287m 함지산 정상부에 자리한 테뫼식 산성으로, 지난해 사적으로 지정됐다. 이 성은 5세기 이후 신라가 고구려·백제에 대응해 서라벌 서쪽 방어 거점으로 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확인된 서문지와 곡성1 서북쪽 2151㎡ 구역에서 성벽 본체, 곡성, 박석 등 석축 시설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성벽이 두 차례 이상 축조된 흔적도 확인됐다. 상부는 고려 시대 개축 흔적이 남아 있었으나 대부분 무너져 잔존하지 않았다.
초기 신라 성벽은 하부가 ‘편축식’, 상부는 ‘협축식’ 방식이었으며, 내벽이 외벽보다 약 1m 높게 설치됐다. 이러한 구조는 신라 석축성벽 가운데 초기 형식으로 평가된다. 외벽 하부는 길이 46m, 높이 6.3m, 경사 40°이며, 내벽은 55m 길이에 높이 2.4m, 경사 50°로 동일한 방식으로 축조됐다.
성벽 평면은 외벽이 일(一)자형에 가깝고, 전체 평면은 돌출형(凸)으로 내벽 두께는 중앙 14m, 양단 7m로 곡성과 연결됐다. 이는 함지산의 곡부 지형을 고려한 안정성 확보로 분석됐다.
또한 외벽 일대에는 2.3~2.7m 간격의 세로 구획선이 14개 확인됐으며, 구역별 집단이 시공하고 경계는 협력한 형태로 보인다. 사용된 돌은 자색이암과 응회암이 주를 이뤘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자색이암만 사용돼 책임 시공의 흔적도 확인됐다.
현장설명회는 지난 13일 오후 2시에 일반에 공개됐으며, 국가유산청과 대구시는 향후 조사성과 구체화와 유적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문화뉴스 / 이혜주 기자 press@mhn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