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앤 피디먼의 <리아의 나라>는 미국에서 몽족 어린이 '리아'의 간질 발작과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화 충돌을 다루고 있다. 리아의 부모는 몽족의 방식으로, 의료진은 서양의학의 방식으로 리아를 돌본다. 공공기관은 리아를 보호하기 위해 법 집행을 한다. 모두 본인들이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말이다. 그러나 불완전한 통역, 문화 차이에서 시작된 작은 오해는 서로 간의 충돌을 낫고, 결국엔 화해하기 어려운 장벽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리아는 식물인간이 된다.

   
 

저자는 한 아이의 치료를 둘러싼 문화 충돌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두 개의 플롯으로 책을 구성했다. 하나는 몽족이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 역사 배경과 자존심이 강하고 비타협 민족인 몽족의 특성을 서술한다. 몽족은 이민족의 강압에 굴복하지 않고 투쟁하며, 투쟁이 불가능하면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주해 버린다. 미국에서도 쉽게 동화되지 않고, 미국 원주민들과 갈등을 안고 살아간다.

다른 한 편에서는 리아의 치료 과정을 부모와 의료진 사이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록한다. 부모와 의료진 모두 각자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의료진의 눈에 리아의 부모는 아이의 건강보다 자신의 신념을 중시해 질병을 악화시키고 아이를 학대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결국, 의료진은 아이를 위탁가정에 맡기게 하는 선택을 한다.

다문화 가정이 늘고, 이주 노동자들이 늘어가는 우리 현실에서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우리도 사소한 오해로 문화 충돌을 겪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낯선 문화를 접할 때 선의가 얼마든지 오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먼저, 상대방의 문화가 우리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책 소개] 누가 리아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나?

미국 예일 대학교 명예 거주 작가 앤 패디먼의 '리아의 나라'.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된 몽족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왔다. 몽족 가족에게는 간질을 앓는 아이가 있었는데 국가에게 양육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아이에게 의사가 지어준 약을 먹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아동 학대 혐의를 씌운 것이다. 부모는 아이를 되찾고 싶었기 때문에 국가와 의사가 시키는대로 약을 먹였다. 그런데 아이가 식물인간이 되어 버렸는데……. 이 책은 몽족 아이 '리아'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발전된 사회인 미국에 사는 소수 민족이 겪는 비극을 고발한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다름에 대한 인식이 없는 의료 문화 체계가 생명을 살리기는커녕 무심하게 죽이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통ㆍ영혼ㆍ무속ㆍ지혜의 세계와 근대ㆍ이성ㆍ과학ㆍ합리의 세계간의 두 문화의 충돌을 담아낸 탁월한 문화인류학 보고서다. 단순히 언어와 지식과 과학의 차이가 아니라, 문화 간의 소통과 타협 능력의 경직성 때문에 발생한 의료사고를 파헤쳐간다. 정교한 의학 탐사 보도에다가, 몽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매혹적 통찰이 곁들어져 있다. 다민족ㆍ다문화 사회를 맞이한 우리에게 성찰을 이끌어낸다. 미국에서는 의과대학의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글] 아띠에떠 아니 artietor@mhns.co.kr 

아니 [부사]  1. 부정이나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 어떤 사실을 더 강조할 때 쓰는 말.  모두 공감하지 못해도 좋다. 설득시킬 마음은 없다. 내 삶에 나도 공감하지 못한다. 대학에서 문학평론을 전공하고, 언어교육학으로 석사를 마쳤다. 지금은 독서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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