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으랏차차, 세우다!' 작품공모전 19일부터 9월 11일까지 열려

   
▲ 으랏차차스토리 지인환 PD(왼쪽)와 세우아트센터 이선희 실장(오른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연극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의 시초가 이번 공모전이 됐으면 좋겠다."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와 문화콘텐츠제작사인 으랏차차스토리가 최근 침체한 대학로 공연계에 이바지하고자 공연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고,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문화예술 인큐베이팅 '으랏차차, 세우다!' 작품공모전을 열었다.
 
'으랏차차, 세우다!' 작품공모전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와 기회가 부족한 공연문화실정에서 끼와 열정, 그리고 준비된 실력과 가능성을 펼쳐 보일 기회를 제공해 개개인의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대학로 공연문화에 밑바탕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첫발을 내디뎠다.
 
제1회 공모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약 40여 편의 작품들이 공모됐다.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나온 4개의 작품은 극단 별지의 '바날리자시온', 레이지비디오의 '본배드', 최정윤프로젝트의 '개,돼지', 아틀리에스토리의 '맞장'이다.
 
네 작품은 19일부터 9월 11일까지 한 주말에 한 작품씩 총 4주 동안 시연된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9월 11일, 당선작 중 한 작품만이 대상으로 선정되고, 최종당선 작품은 내년 으랏차차스토리의 정식 라인업으로 선정되어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공모전을 앞두고 으랏차차스토리 지인환 PD와 세우아트센터 이선희 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2013년 창단해 '형제의 밤', '청춘밴드ZERO', '달빛크로키' 등을 공연하며 대학로에서 떠오르고 있는 제작사 으랏차차스토리. 그리고 지난 연말 '형제의 밤'으로 으랏차차스토리와 인연을 맺은 세우아트센터는 어떻게 이번 공모전을 하게 됐을까? 그리고 침체한 대학로 공연계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 으랏차차스토리 지인환 PD(왼쪽)와 세우아트센터 이선희 실장(오른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으랏차차, 세우다!' 작품공모전을 하게 된 계기는?
ㄴ 지인환 : 지난해 연말, '형제의 밤' 연극을 세우아트센터에서 공연하면서 인연이 닿게 됐다. 앞으로 같이 공연을 하자는 약속을 하고, 연간 계획을 하면서 의미 있는 것을 하고 싶었다. 이제 성장해나가는 단체인데, 세우아트센터의 도움을 받으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나 정도 하고 싶다고 해서 이번 공모전을 기획하게 됐다.
 
페스티벌 같은 느낌으로 하자고 했는데, 이선희 실장님이 그런 단계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보통 일반적이나 기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공모전이 정말 많다. 이 바닥에선 어찌 보면 성장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그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공모전을 준비해보자고 했다. 첫 단계로 이것을 키워보고 성장하면 그땐, 축제처럼 만들어보자는 계획이다.

어떤 공모전을 보여주고 싶나?
ㄴ 지인환 : '으랏차차스토리'가 브랜딩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주어진 것에 대해서만 일을 해왔다. 올해부터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 이름을 가지고 힘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면 어떻겠냐고 이야기했다. 기회가 있으면 클 수 있는 실력 있는 단체를 육성해 정기공연을 올려줄 수 있고, 대학로에 실력과 꿈, 열정이 있는 단체의 다양한 색채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번 기획을 시작하게 됐다.
 
세우아트센터의 적극적인 후원이 없었으면 안 됐다. 우린 아이디어만 움직였다. 8월 여름 시즌에 맞춰 정착하고 싶었다. 앞으로 2~3회 하면서 입봉을 할 수 있는 단체가 있을 수 있고, 초연을 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공연이 정기공연을 할 수 있는 단계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 으랏차차스토리 지인환 PD가 공모전 리플렛을 들고 있다.
 
세우아트센터가 이번 공모전을 같이 하게 된 계기는?
ㄴ 이선희 : 이렇게 하기를 원했다. 세우아트센터 이사분들이 이런 걸 하고 싶으셔서, 몇 번 극단과 일을 진행했는데 잘 맞지 않았다. 아무래도 저희는 회사다 보니 이익단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술을 하시는 분들과 부딪치는 부분이 있었다. 으랏차차스토리는 그 부분에서 조율할 수 있고 취지도 맞았다. 좋은 단체를 만나서 하고자 하는 것에 추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서로의 시너지가 좋았다.
 
지인환 : 세우아트센터가 '어우러져 좋은 곳'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공모전도 여러 팀이 어우러져 하는 건데, 추후 이 일이 끝나면 공연장 외부에서 '어우러져 콘서트'로 인디, 버스킹 등 무대가 필요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
 
앞서 연극 '형제의 밤'이 세우아트센터와 으랏차차스토리의 인연을 가져다줬다고 했다. 어떻게 공연을 봤는가?
ㄴ 이선희 : 사실 여기 일하기 전까지 공연엔 관심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공연과 좋지 않은 공연의 차이는 그 공연이 마음속에 남고, 대사가 곱씹어지는가로 나는 것 같다. 기존에 왔거나, 본 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계속 상업극만 올라와서, 한 때는 '그래도 상업영화와 연극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할 찰나에 '형제의 밤'이 들어왔다. 보고 나서 대사가 생활 속에서 이야기하게 될 정도가 됐다. 그 장면도 계속 떠올라서 좋았다. 연극이 주는 맛을 느꼈고, 배우들과 아주 친해지고 싶었다. (웃음)
 
지인환 : '형제의 밤'은 오전 시간에 어린이 뮤지컬인 '훈장 개똥이'가 공연을 한 후, 빈 시간인 저녁에 제삼자로 우연히 들어와 인연이 됐다. 큰 힘을 얻었고, 좋은 기회를 잘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힘을 받아 '형제의 밤'을 했다. 사실 대관료가 공연 부담이 제일 크다. 그 큰 부분이 해결되니, 창작에 집중해서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내레이션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달빛크로키'를 했고, 공모전 끝나고 시간 잘 조율해서 올해 중에 앙코르 공연을 할 것 같다.
 
   
▲ 연극 '형제의 밤'은 지난 연말과 올해 초 세우아트센터에서 공연됐다. ⓒ 문화뉴스 DB
 
이선희 : 앞서 이야기했지만, 상업극이 그저 '나쁘다'는 건 아니다. 관객들이 유입되지만, 이왕이면 좀 더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 기업과 관객, 극단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지인환 : 우리도 대중성이 있지만, 예술 연극만 하면 대중들이 어려워할 수 있다. 대중적인 부분과 예술을 모두 담아가고 싶다. 그게 '형제의 밤'으로 잘 봐주신 것이 있고, '달빛크로키'도 그런 부분이 있다. 색채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다. 
 
네 작품이 공연되는데 각 작품에 어떤 매력이 있나?
ㄴ 지인환 : 극단 별지의 '바날리자시온'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먼저 봤다.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해 자체적으로 돈을 투자받고 올렸기 때문에, 흥미를 느꼈는데 이번 공모전에 지원하셨다. 공연을 준비하다 보면 중간에 못하겠다고 의견 충돌이 생겨 막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 부분에서 중점 있게 보면서 자생적으로 공연도 올리는 것이 마음에 들어 높은 점수를 줬다. 대본도 재미 있다. 연출 모습을 사진으로 보며 독특한 면이 있겠다고 봤고, 기획력도 있어 보여서 이런 팀에게 우리가 힘을 주면 빠르게 성장할 것 같아 첫 공연으로 선정했다.
 
레이지비디오의 '본배드'는 조선형 으라차차스토리 대표님이 예전에 보셨던 작품이다. 흡혈귀 소재는 영화에서 많이 쓰이지만, 공연 쪽에선 공포연극은 있더라도 귀신이 더 많은 상황이라 색다르게 볼 수 있다는 소재 측면에서 선정했다. 그리고 네 작품 중 가장 상업성을 띄고 있는 작품이라 유심히 보고 있다. 작품이 잘 나오면, 개별적 투자를 하면 어떠냐는 말을 대표님이 하실 정도다.
 
   
▲ '으랏차차, 세우다!' 작품공모전 포스터
 
최정윤프로젝트의 '개,돼지'나 아틀리에스토리의 '맞장'은 대본으로만 높은 점수를 공통으로 준 공연이다. 대본이 가장 탄탄해서 의심의 여지 없이 선정하게 됐다. '개,돼지'는 자체적으로 공연을 올린 팀이라 제작엔 어렵지 않겠다고 봤지만, '맞장'은 첫 공연이어서 불안요소가 있다. 지금은 잘 진행되는 것 같아 한시름 놓고 있다.
 
이선희 : 잘 된 작품만 해서, 공연하고 싶은 의욕 있는 분들이 경력이 있어야 당선되는 것이냐고 생각한다면 공모전 취지에 벗어난다고 봤다. '맞장' 같은 공연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약간 걱정한 것은 일정에 차질이 있으면 안 된다는 점이었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
ㄴ 지인환 : 먼저 희곡 공모와 작품 공모를 다르게 하려고 했다. 작품 공모를 한 이유는 인력은 있지만, 대관하기 어려운 공연을 발굴하자는 취지가 있었다. 희곡 공모는 추후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컸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하려 한다. 작품이 많이 들어왔다. 페이스북 위주로 홍보했는데, 경쟁률이 10대 1이었다. 처음 준비를 하다 보니 심사 기간을 짧게 했는데, 2~3일 만에 다 읽어야 했다. 그런 부분이 진행하는데 어려웠다. 다음엔 최소 100 작품 정도 들어올 것으로 생각해 심사 기간에 길게 여유를 두려 한다.
 
이선희 : 이틀 동안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대본만 살펴본 것 같다. (웃음)
 
공모전 작품 평가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ㄴ 지인환 : 다양한 구성원들을 모으려 한다. 블로거, 기자, 평론가 등 다양한 구성원을 모아 대학로에서 흥행할 수 있는 작품을 뽑고자 한다. 예술적인 면과 대중적인 면을 같이 구성해서 심사위원 모집을 마무리하고 있다.
 
   
▲ 세우아트센터 이선희 실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연당 가격이 15,000원이다. 가격 책정이 저렴한 편이다.
ㄴ 지인환 : 기획팀과 고민했다. 대중에게 홍보가 잘 안 되어, 자칫하면 지인들의 잔치가 될 수 있다. 초연이지만, 대중분들에게 관심이 갈 수 있고 편하게 볼 수 있는 금액대를 추천했다. 여기에 네 작품을 모두 볼 수 있는 패키지나 1+1 작품 패키지 등을 준비해 관람료를 낮추려 했다. 그렇다고 공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극단들엔 작품의 홍보나 극단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이선희 : 연극을 잘 보지 않았을 땐, 이 가격을 주고 봐야 하나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접근성을 높일 수 방법을 찾게 됐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지인환 : 뉴욕 브로드웨이를 가면 '위키드', '라이온 킹' 같은 대형 공연만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프브로드웨이에 가면 조그마한 소극장 뮤지컬이나 연극도 열린다. 대학로는 우리나라 공연의 메카인데, 극장주가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학로가 뭉치고 해야 하는데 서로 뭉치지 않고 제 살을 깎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만나면 힘이 되는 곳'의 의미로 으랏차차라고 네이밍을 했는데, 세우아트센터에서도 인연이라는 가치를 중시해서 이게 잘 맞았다. 다른 극장주들도 힘들겠지만, 돈으로만 작품을 바라보면 가뜩이나 소비시장이 침체한 상황에 서로 충족할 것이 없어진다.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축제'가 생겨야 하는데, 술집만 많이 생겨 아쉽기도 하다.
 
이선희 : 공모전이 활성화되면, 서로 양보해서 공연을 키울 수 있게끔 하는 게 꿈이다.
 
지인환 : 대형기획사는 이런 공모전을 하고 싶을 이유가 없긴 하다. 열심히 뭉치면 같이 커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연극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의 시초가 이번 공모전이 됐으면 좋겠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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