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뮤지컬 '그날들'이 연습실을 공개하며 하이라이트 시연과 기자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뮤지컬 '그날들'은 한국 대표 창작 뮤지컬 중 하나로 故 김광석이 부른 노래로 만들어진 쥬크박스 뮤지컬이다.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 전 사라진 '그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쫓는 현재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날 연습 공개에는 장유정 연출과 정학 역의 유준상, 민영기, 오만석 배우, 무영 역의 오종혁, 이홍기 배우, 그녀 역의 김지현, 신고은 배우, 운영관 역의 서현철, 이정열 배우, 대식 역의 김산호 배우, 상구 역의 박정표 배우, 하나 역의 송상은 배우와 앙상블들이 참석했다.

이번에는 불참했지만, 정학 역의 이건명 배우, 무영 역의 지창욱, 손승원 배우, 대식 역의 최지호 배우, 상구 역의 정순원 배우, 사서 역의 이봉련, 이진희 배우, 하나 역의 이지민 배우 역시 출연한다.

2013년 초연 후 흥행상과 극본상 등을 수상하며 지난해 재연까지 총 관객 25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 뮤지컬 '그날들'이 이번에는 오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삼연의 첫 번째 언론 공개이니만큼 연습 장면 공개 후 여러 가지 질문들이 오갔다.

   
 

이번 삼연은 초연, 재연과 뭐가 달라졌나.

ㄴ 장유정 연출: 감사하게 삼연을 하게 됐다. 가장 달라진 점은 극장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영상이 많이 사용됐다고 하면 이번에는 좀 더 아날로그적으로 갔다. 영상으로 벽지를 쏴서 만든 그녀의 방이 이번에는 나무로 만든 방이 들어간다는 것. 프레임도 좀 더 청와대 느낌을 주도록 변했다. 또 산이 한 종류만 있었다. 여러 상황의 산을 한 라인으로 사용했다면 지금은 앞산, 뒷산을 만들어서 저승과 이승을 나눌 수 있게끔 했다. 작지만 디테일하게 바뀌었다. 무대 외에는 부치지 않은 편지는 우산을 사용했다. 이미지가 중요한 장면이었다면 이번엔 바뀌었다. 지금은 장내 행렬 등으로 좀 더 구체적 장면으로 바뀌었다. 다음으론 액션신을 좀 더 남성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공연에서 이 정도 액션을 펼치기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경호원에 어울리는 파워풀한 에너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굉장히 다양한 캐스팅이 이뤄졌다. 배우들 이야기를 해보자면.

ㄴ 장유정 연출: 우선 저희와 초연부터 같이 해주셨던 유준상 배우를 필두로 출연했던 배우분들이 대들보처럼 자리를 잘 잡아주셨다. 그리고 재연을 같이한 이건명 배우, 김지현 배우 등에 이어 이번에는 민영기 배우, 이홍기 배우 등이 합류했다. 저희는 배우가 한번에 바뀌는 게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살을 덧붙인달까. 그런 식의 캐스팅을 하고 있다. 모시기 힘든 배우들인데 끝까지 계속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새로 합류한 배우들도 잘 어울리고 있다. 저희는 작품이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모두 똑같이 하게끔 하지 않는다. 캐릭터를 각 배우와 매칭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정학 역의 경우 오만석 배우, 민영기 배우, 유준상 배우 등이 할 때 조금씩 다 다르다. 무영이나 그녀 등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페어마다 달라지는 부분을 보는 재미가 있다.

   
 

배우별로 다르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다른 점을 하나씩 짚어달라.

ㄴ 장유정 연출: 유준상 배우는 믿어지지 않겠지만 귀엽다. 네 명 중 가장 영(young)한 캐릭터를 하고 있다. 20대와 40대 역할을 하고 있는데 20대 역할을 할 때 가장 어려 보인다. 무대 연기에서는 어떤 특징을 잡아내 선택과 집중을 하냐가 중요하기에 5, 60대 배우가 20대 역을 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 부분을 잘 잡아낸다. 민영기 배우는 로맨틱하다. 너무너무 낭만적이다. 40대도 잘하지만 유준상 배우와 둘이 20대를 잘하는 배우다(웃음). 오만석 배우는 막내답게 액션을 잘한다. 몸이 좀 가뿐하신 것 같다. 무섭고 강직한 역을 잘 해주신다. 무영 역의 경우 지창욱 배우는 디렉션을 주기 전에 "이렇게 좀 했으면 좋겠는데…"하고 혼잣말을 하면 이미 그렇게 하고 있을 정도로 디렉팅을 말하기 전에 해낸다. 오늘은 드라마 촬영 때문에 참여 못 했지만 작품에 애정도 깊고 무영을 자기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오종혁 배우는 '사랑했지만'을 너무 근사하게 잘 부른다. 연습실인데도 눈물이 터져 나올 정도로 감정이 풍부하다. 이홍기 배우는 '비밀'이다(웃음). 잘할 건데 뭘 잘할지는 비밀이다. 손승원 배우는 리틀 지창욱 같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피어나는 게 너무 근사하게 활짝 핀다. 선배님들, 이정열 배우는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 중 가장 노래를 잘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 중 가장 코믹한 역을 잘하는 서현철 배우는 라디오스타에 나왔던 것보다 훨씬 무대 위에서 더 잘하신다. 김지현 배우는 연기가 아주 깊이 있다. 그래서 어제도 새벽에 문자 보내면서 '네가 50세가 되면 '갈매기'의 '니나'를 시켜주겠다'고 했다(웃음). 무대 위에서 흔들림 없이 연기를 완숙하게 해내는 안정감 있는 배우다. 신고은 배우는 오디션으로 발굴했는데 마치 대본에서 나타난 것 같은 원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연기나 노래도 훌륭한 배우다. 여기 안 오신 이건명 배우는 덩치가 참 좋다(웃음). 서 있기만 해도 경호원 같은 느낌을 잘 주지 않을까(웃음). 또 굉장히 성실하신데 오늘만 안 나오셨다.

   
 

연습실이 실내인데 많이 타셨다. 초연 때 이어 이번 삼연에 합류하신 계기가 있는지.

ㄴ 오만석 배우: 저는 여름에 원래 잘 탄다. 숯불에 고기만 구워 먹어도 탄다(웃음). 또 야외운동 좋아하는데 밖에서 한 시간만 뛰어도 탄다. 재연 때도 너무 하고 싶었는데 '킹키부츠'랑 겹쳐서 못했었다. 이번 삼연에도 '킹키부츠'와 겹쳤지만 '그날들'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 합류했다. 돌아와 보니 고향에 온 것 같고 포근하고 가슴이 뜨듯해지는 느낌이 든다. 초연 때 같이 했던 사람들과 다시 한 번 작품을 하고 싶어서 합류했다.

   
 

삼연 처음 합류한 소감과 어떻게 연습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ㄴ 민영기: 요즘 날이 굉장히 꽤 더운데 연습실에서 땀 흘리고 있다. 일단 유준상 형님이 초연부터 해와서 관심이 많았고 한국 창작 뮤지컬이란 점에 메리트를 많이 느꼈다. 최근 유럽 라이센스 뮤지컬을 많이 해서 창작 뮤지컬에 목이 말라 있었다. '명성황후'는 워낙 길게 했던 작품이라 완성도가 높다 생각했는데 '그날들'을 연습하면서 배울 것도 많고 멋진 작품이다 느꼈다. 연습 많이 하고 있으니 많이 보러 오시면 좋겠다. '그날들' 연습 3일 만에 행사를 나갔는데 몸을 많이 써야 하더라. 유럽 뮤지컬 할 때보다 5kg 정도 빠졌다.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다. 오늘도 액션을 좀 해야 했는데 막내가 잘 해줘 든든하다(웃음).

ㄴ 이홍기: 저는 처음 대본을 받고 어머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무조건 해야 한다 말씀하실 정도로 이 작품을 사랑하셔서 참여하게 됐는데 참여하고 나니 너무 멋있더라. 과연 내가 경호원을 하면 어떨까 했는데 무영이란 캐릭터가 밝고 자유스러운 캐릭터라 열심히 하면 어울리지 않을까 해서 도전하게 됐다. 연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비밀'이다(웃음).

   
 

'그녀'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는지.

ㄴ 신고은: '그날들'의 '그녀'는 제가 너무 하고 싶던 캐릭터라 오디션 뜨자마자 지원했다. 연습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너무 행복하다. '그녀'에게 접근하기 위해 제 실생활부터 바꾸고 있다. 굉장히 외로운 캐릭터라서 친구들과 약속을 안 잡고 있다(웃음). 쉬는 날 집에서만 있고(웃음).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작에서 인상 깊던 게 키스신이었다. 이번에도 키스신이 있는데 원래 잘하시는지(웃음). 또 그룹 활동 병행 중인데 FT아일랜드 멤버들이 어떻게 연습을 도와줬나.

ㄴ 이홍기: 제가 이미지가 좀 잘할 거 같고 좋아하는 이미지인데 사실 좀 숙맥이다. 집에 있는 강아지랑 연습 중이다(웃음). 활동 때 혼자 연습실에서 배운 것을 그룹 활동 나가서 연습하면 검이 없으니 우산을 들고 한다. 그걸 보고 멤버들이 도와주려 한다. 먼저 뮤지컬에 출연한 멤버들도 있고 해서 많이 도와주지만, 실질적으로 별 도움은 안됐다(웃음). 그래서 활동 기간에는 휴식 취하며 대본 위주로 하고 연습은 연습실에 나와서 했다.

   
 

대중에겐 섹션TV 리포터 등으로 많이 각인됐다. 연기로 만나는 소감이 듣고 싶다.

ㄴ 신고은: 제가 원래 연극 극단 생활을 하다 생활고에 시달려 방송에 나오게 됐었다. 많은 도움이 됐지만 제겐 무대가 너무 서고 싶었고 특히 '그날들'은 꿈의 무대였다. 꿈의 무대에 오르는 것도 너무 감격스럽고 무대에 올라 관객과 연기를 하며 소통한다는 게 저는 꿈을 이룬 것 같다.

배우로서의 철학이 궁금하다.

ㄴ 서현철: 뮤지컬 배우 지망생으로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웃음). 제 철학은 재미있고 진실하게 하자는 거다. 나이 먹을수록 그게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껴서 열심히 부여잡고 있다.

   
 

중저음이 멋있다는 평이 많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ㄴ 이정열: 어떤 비결을 묻는다면 대답을 드릴 수 없다. 다만 제 생각에 음악극에서의 노래는 평소 음악을 할 때의 노래와 좀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 대사가, 말이 음을 만나서 소리가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아직 멀었다. 열심히 해서 좋은 소리 내겠다.

초연 때부터 '그날들'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떤 이유가 있는지.

ㄴ 유준상: 저는 아직도 처음에 장유정 연출에게 전화했던 때를 잊지 못한다. 10년도 훨씬 전에 장유정 연출 작품을 보고 너무 감명받아서 전화번호를 수소문해서 만났다. 나중에 꼭 저와 작업했으면 좋겠다. 첫 작품인데 너무 대단하고 앞으로 크게 되실 것 같아서 한번 얼굴도장 찍으려고 연락 드렸다. 나중에 꼭 다시 뵙자고 하고 헤어졌는데 세월이 훌쩍 지나 작품을 같이 할 때가 되지 않겠냐는 전화가 왔다. 바로 대답하면 너무 가벼워 보일까 봐 24시간만 달라고 했다(웃음). 첫 통화부터 설렜다. 김광석 노래, 청와대 경호원 이야기, 20대와 40대 역을 하셔야 한다는 말에 너무 행복했다. 재연, 삼연 할때 늘 그 순간을 생각한다. 5, 60대도 20대 역을 할 수 있다는 연출님 말씀이 고맙다. 저는 이 역을 55세 정도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웃음) 그 이후는 오디션을 보고 연출님이 시켜주시면 하고 싶다. 그 정도로 작품에 애착이 있고 항상 새로운 에너지를 받는다. 아마 그런 느낌이 관객에게 전달돼서 창작 뮤지컬이지만 관객들이 좋아하고 사랑해주시지 않나 싶다. 오늘도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정말 매일 다쳐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연습했다. 오늘 이렇게 안 틀리고 안 다치고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열심히 할 테니 잘 지켜봐 달라.

ㄴ 오종혁: 저는 군대를 전역하고 2일 만에 연습을 시작했었다. 군대 있을 때 방송인들은 보통 빨리 방송 다시 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저는 공연을 다시 할 수 있을까 했다. 군대 가기 2년 전 정도부터 배우 활동을 해서 배우란 이미지가 생기기 전이라 그런 두려움이 많았다. 근데 군 관계자 분 통해서 미리 연락을 받았고 무조건 하고 싶었다. 대극장, 소극장인지도 모르고 그저 작품이란 이유만으로 너무 하고 싶었고 제 합류를 기다려주셨다. 제게는 평생 앞으로 공연하더라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그날들'인 것 같다. 진짜 배우로서 자각하게 되고 성장해야겠단 생각이 든 작품이다. 사실은 삼연을 돌아오는 것은 큰 부담이고 숙제였다. 같은 모습을 세 번 보여드릴 순 없어서 어떤 면에서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고민할 시간 없이 어느새 참여했다. 그저 불러주시면 무조건 달려오는 거라서. 연습 열심히 해서 초연, 재연과 달라진 무영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그날들'이 삼연을 할 수 있었던 강점이 뭐라 생각하는지. 왜 관객들이 이 작품을 봐야 하는지 알려달라.

ㄴ 유준상: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 뭔가 만드는 게 어려운 장르가 뮤지컬이라 생각한다. 저도 공연을 20년째 하고 있지만, 창작으로 어떤 작품을 해낸다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그것도 어떻게 김광석의 노래에 이런 창작이 이뤄지고, 경호원 이야기를 매치시킬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20년과 40년이 지나 지켜주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이 이야기를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대형극장 작품인데도 소박한 이야기마저 섬세하게 어루만지며 작품 끝나는 순간 관객이 울며 웃으며 나간다. 작품을 본 사람들은 또 보고 싶어 하고 못 본 분들은 더 보고 싶어 하신다. 얼마 전에 이야기하다 연출님이 혹시 관객이 더 이상 보러오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더라. 그래서 제가 연습하며 느꼈는데 이 작품은 10년 뒤에 공연해도 관객들이 올 것 같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만일 저 삼연을 하면서 재미없으면 이제 다음부턴 안 할 거라고 이야기 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자부심이 있는 작품이고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여러분께 더 멋진 모습, 근사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문화뉴스 서정준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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