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앵그리스트맨' 중 '헨리'의 대사

   
 

[문화뉴스] 여기, 매일매일 분노하며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든 해당될 수 있는 문장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영화 '앵그리스트맨'의 '헨리'(로빈 윌리엄스)는 '매순간' 화가 나있습니다. 잔뜩 분노한 그는 자신의 삶이 단 90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물론 그 사실은 한 의사의 거짓말이었지만 헨리는 90분의 시간 동안 자신의 친동생, 아내, 아들, 동창 등의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인생 자체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화는 계속됩니다. 큰 아들은 죽고, 작은 아들마저 모든 기대를 저버린 채 자신을 떠난 이후, 그의 화는 멈출 수 없는 것이 됐습니다.

그런 그의 발악, "세상이 남겨준 건 분노밖에 없어. 분노가 내 피난처고 방패야! 분노는 내 권리야!"는 분노가 그의 삶을 운용하고 있던 유일한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해줍니다. 분노에 가득 찬 인생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쉽습니다. 그러나 생사의 갈림길이라는 궁지에 내몰린 이에게 타인을 생각할 여력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90분의 해프닝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한 헨리는, 이후 8일의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은 채 삶을 마감합니다. 헨리의 분노는 세상을 향한 생(生)의 발악이었습니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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