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8월 25일 개막한 뮤지컬 '그날들'이 지난 8월 30일 프레스콜을 가졌다.

뮤지컬 '그날들'은 한국 대표 창작 뮤지컬 중 하나로 故 김광석이 부른 노래로 만들어진 쥬크박스 뮤지컬이다.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 전 사라진 '그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쫓는 현재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2013년 초연 후 흥행상과 극본상 등을 수상하며 지난해 재연까지 총 관객 25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라이트와 포토타임, 기자간담회로 이뤄진 이번 프레스콜은 장유정 연출과 신선호 안무가, 정학 역의 유준상, 민영기, 이건명 배우, 무영 역의 오종혁, 이홍기, 손승원 배우, 그녀 역의 신고은 배우, 운영관 역 이정열 배우, 대식 역의 김산호 배우, 상구 역의 박정표 배우, 하나 역의 이지민 배우가 참여했다.

이외에도 오만석, 지창욱, 김지현, 서현철, 최지호, 정순원, 이봉련, 이진희, 송상은, 문희라 배우 등이 출연한다.

이날 프레스콜의 기자간담회는 최근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출연 중인 유준상 배우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됐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와 겹쳐 바쁜 와중에도 애정이 보인다.

ㄴ 유준상: 오늘 좀 바쁘다. '고산자' 언론시사 중이라 이게 끝나면 그쪽으로 인터뷰 하러 간다. 개봉 무대 인사를 다니면서 '그날들' 공연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뮤지컬은 항상 잡혀있는 스케쥴이 있어서 그 시간에 맞춰야 하기에 힘들지만 그래도 하는 보람이 있어서 앞으로도 힘닿는 동안 하고 싶고 영화, 드라마 통해서도 계속 만나고 싶다.

   
 

뮤지컬이 처음이다. 아무래도 가요와 다른데 어렵지 않나. 아이돌 출신 오종혁 배우가 조언해줬는지.

ㄴ 이홍기: 뮤지컬이긴 하지만 김광석 선배님 노래라 가요 느낌이 있지 않나 했다. 연출님이 말씀하시길 제가 FT아일랜드 보컬 이미지가 있기에 이곳에선 새로운 무영을 보여줘야 하니까 원래 쓰던 발성을 최대한 빼고 기교도 많이 뺐다. 처음엔 어떻게 노래하나 걱정했는데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이제 좀 할만한 것 같다.

   
 

오종혁 배우는 최근 '킬미나우'랑 '노트르담 드 파리'를 거치며 많이 바뀐 느낌이다.

ㄴ 오종혁: 세 번째 합류한 거라 어떤 면에선 바뀐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나 부끄럽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서 발성을 다시 새로 재정립시킨 계기가 돼서 그로 인해 뒤늦었지만, 열심히 배웠고 덕분에 조금이나마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더 편해지지 않았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 첫 공연에 임하는 각오가 궁금하다.

ㄴ 이홍기: 겉으로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최대한 웃으려고 하는 편인데 미칠 것 같다(웃음). 잠도 제대로 못 잤고 머릿속에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하고 있다. 머릿속으론 혼자 런을 다섯 번 정도 돌았다.

   
 

최근 아이돌의 뮤지컬 데뷔가 많은데 이홍기 배우를 주연으로 발탁됐다. 뮤지컬 배우 이홍기를 발탁한 이유가 무엇인가.

ㄴ 장유정 연출: 이홍기 배우는 굉장히 자유롭고 여유롭다. 그 사람 그 자체가 무영이란 캐릭터랑 잘 어울린단 느낌이다. 연습실에서도 재간둥이고 한번 시작하면 집중도 있다. 다른 것보다 두드러지게 마음에 들었다는 것은 본인이 하고 싶어 했다. 본인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게 되면 하는 내내 힘들고 버거울 텐데 스스로 하고 싶어서 했고 자기가 하려던 것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는 모습이 예뻤다. 그리고 연습하면서 본인의 장점일 수 있는 보이스를 많이 누르게 했다. 본인이 가진 매력을 발산시키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데 캐릭터를 맞춰가는 과정이 지난하고 힘든데도 진득하고 성실하게 잘 임해준 부분에 있어 제겐 그저 배우 이홍기일 뿐이지 가수란 직업엔 의미가 없다. 잘할 것으로 생각하고 무척 믿고 있다.

   
 

몸무게가 빠졌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그날들'에 참여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ㄴ 민영기: 그날들 힘들다.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공연 보면 아시겠지만 오열하는 장면이나 그걸 억누르고 노래하는 장면. 2등병의 편지 전에는 고문도 당한다. 무대 위에서 고문, 유격훈련, 검도 등 다양한 것을 한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준상이 형처럼 힐링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표출할 수 있어서 대한민국에 이렇게 잘 짜인 창작 뮤지컬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료됐다. 이홍기 배우가 너무 하고 싶었듯이 저도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정학으로 합류해서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다.

ㄴ 이홍기: 거의 처음 접하는 분위기의 장소였지만 많은 선배님과 연출, 배우분들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너무너무 하루하루가 재밌었다. 제가 혼자 노래하거나 연기하는 것과 달리 함께 호흡을 맞추고 하면서 선배들 통해 공부가 됐다. 이렇게도 감정이 나오고 이렇게 노래할 수 있구나 싶어서 몸이 피곤했지만 하루하루 즐거웠다. 오히려 회사에서 무슨 스케쥴 있어서 못 간다고 할 때도 그걸 미루고 연습실을 나올 정도였다. 열심히 무조건 하고 싶단 생각뿐이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중이다. 앞으로도 재밌을 것 같다.

ㄴ 손승원: 저도 너무 하고 싶던 뮤지컬이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지금 하는 공연(베어 더 뮤지컬)이 상반된 역이라 힘들었고 군대를 다녀오지 못했는데 남자다운 역은 처음이라 남자 냄새가 날 수 있게 운동도 하고 태닝 열 번 받았다(웃음). 몸만 까맣다.

ㄴ 유준상: 손승원 배우는 '헤드윅'을 했었다. 그 모습 보면 너무 하얗고 예쁘다 싶었다. 태닝을 열 번 했는데 아직도 하얗다.

ㄴ 손승원: 스무 번 더 받을 것이고 첫 공 날 까맣게 해서 오겠다. 작품 첫 공 날(8월 25일) 객석에서 봤는데 이걸 내가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명 깊었다.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

   
 

키스신이 있는데 같이 연기 준비하며 어려운 점 없었는지.

ㄴ 이홍기: 제가 사실은 스킨쉽에 약하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여자 앞에선 쑥맥이다. 처음엔 연출님이 연습이니 안해도 된다고 몇 번 봐주셨다. 그런데 마지막 날 다가올 때쯤 한번 해보라고 하셨는데 못했다. 연기도 연기지만 다가가기 무척 어렵다. 제가 거부당했다.

ㄴ 장유정 연출: 신고은 배우가 뒤로 가서 못했다. 혼났다.

ㄴ 이홍기: 당당하게 다가갔는데 뒤로 쓱 빠져서 상처받았다(웃음).

ㄴ 신고은: 오해다. 제가 연애한 지 오래돼서 제가 사심을 좀 채우고 있었다. 근데 너무 훅 들어오니 놀란 면이 있었지만, 연기로 커버하고 있다.

ㄴ 이홍기: 다가가는 제 입장은 편하셨을 것 같나(웃음)

   
 

안무가 화려하고 액션 등이 다양하다.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안무를 만들었나.

ㄴ 신선호 안무: 저는 재연하고 이번 삼연 그날들 안무 참여했다. 연출님과 사전에 레퍼런스 작업하면서 많이 그림을 그리고 그걸 안무로 풀어내며 작업했다. 과한 것은 빼고 부족한 것은 채워가며 나갔던 것이 재연이었다. 삼연에선 연출님이 좀 더 많이 믿어주셔서 알아서 하세요 하고 마지막에 최종적으로만 정리했다. 사실 지금도 계속하는 과정이다 아직도 완성된 것은 없다. 막공까지도 장면이 수정될 수 있을 만큼의 생각을 하고 있다. 저 개인적으로는 경호관으로서 배우들에게 걸음걸이, 서 있는 모습, 고개 쳐다보는 모습, 인이어 끼는 모습. 그런 이미지부터 그림을 그렸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안무를 풀어내자. 좀 더 다이내믹하게 풀거나 경호원처럼 위험한 모습, 멋있는 모습을 넣으면 좋겠다 해서 유도나 검도도 넣었다. 경호원이라면 사람들이 격투기 유단자라고만 생각하는데 부드러운 부분도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ㄴ 장유정 연출: 저흰 김광석 노래로 만든 뮤지컬인데 이야기의 장르 자체가 추리 서사를 가진 미스터리 작품이다 보니 처음엔 이게 다들 무슨 이야길까 하고 궁금해하시다 2막 가서 하나씩 끼워 맞춰지며 재미를 느끼는 작품이다. 약간의 인내심과 추리력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거기에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안무. 댓글로 '소름 돋는다. 생동감 넘친다' 이런 반응도 있던데 실제로 보시면 확실히 에너제틱한 지점이 있다. 그런 볼거리가 겹쳐지지만 하고 싶은 말은 아날로그 적이다. 지켜주지 못한 아쉬움과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위로. 가을이 왔는데 오셔서 김광석의 노래와 재밌는 이야기 근사한 볼거리도 보시면 좋겠다.

늘 객석 한가운데 故 김광석의 사진을 올려두는 뮤지컬 '그날들'은 11월 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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