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재치있는 진행이 곁들여진 즐거운 두 시간 반의 추억 여행이었다.

지난 7월 3일 막을 내렸던 뮤지컬 '뉴시즈'는 아시아 초연으로 한국을 찾은 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특히 대중적인 디즈니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니아층이 많은 작품으로 알려졌는데 원작 영화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팬들을 '팬시즈'라고 불렀던 것처럼 한국에서는 이러한 팬들을 '노조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작품 속 주 내용이 신문팔이를 하던 소년들이 모여 노동조합을 결성, 갑(甲)인 퓰리처에게 저항하며 파업을 시도하는 이야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신문팔이들을 '뉴스보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노조원'들과 '뉴스보이'들의 애틋한 만남이 지난 8일 삼성역 백암아트홀에서 성사됐다.

   
 

바로 '뮤지컬 콘서트 집들이'의 17번째 시간 '뉴시즈 노조 세미나'를 통해서다.

이들을 다시 한 번 만나기 위해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스테이지키' 측은 원래 집들이 콘서트를 고정적으로 해오던 다른 극장(대학로 TOM 2관)이 있었지만 많은 '노조원'들과 그만큼 많은 '뉴스보이'들이 더 편하게 만나게 하려고 급하게 장소를 옮겼다. 덕분에 일부 장면에서 아쉬운 음향 사고가 있었지만 그런 일들이 이들의 만남을 아쉽게 만들진 못했다.

한 달여가 지나 다시 만난 이들은 여전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뉴스보이들 각각의 매력을 뽐내는 무대마다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이 들려왔고 아직 미숙한 일부 뉴스보이의 토크에도 큰 웃음으로 화답했다. MC 호박고구마(김용철)의 재치있는 진행 역시 큰 도움이 됐다.

   
 

차기작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비롯, '뉴시즈' 공연 도중의 에피소드들은 공연에 참여한 22명의 출연진을 비롯 백암 아트홀의 모든 사람을 잠시나마 한 달 전의 충무아트센터로 데려다줬다.

이날 공연에는 총 22명의 출연자가 무대를 채웠다. 주인공 잭 켈리 역의 온주완과 서경수, 데이비 역의 강성욱, 크러치 역의 강은일, 캐서린 역의 최수진을 비롯해 18명의 뉴스보이 중 알버트 역의 고훈 배우를 제외한 17명(최광희, 이호진, 신우석, 박종배, 정열, 조현우, 정택수, 박현우, 조윤상, 정창민, 장재웅, 한철수, 남정현, 진한빛, 박준형, 박진상, 심형준)이 참여해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이들은 '뉴시즈'에서 선보이지 못한 개개인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멋진 탭댄스를, 11월에 공연될 예정인 '아이다'에 합류한 배우들은 '아이다'의 한 장면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곧 일본에서 공연을 앞둔 '인 더 하이츠'팀은 발랄한 '뉴시즈'의 분위기와 다른 성숙하고 멋진 댄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 역을 맡았던 최연소 뉴스보이 박준형 배우의 멋진 빌리 안무를 시작으로 한철수 배우의 발레, 박진상 배우의 비보잉, 정창민 배우의 아크로바틱 댄스 배틀과 객석에 어머니를 모셨다면서 이럴 때 꼭 선보이고 싶었다는 진한빛의 '엄마'는 객석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뒤이어 크러치 역의 강은일과 크러치 커버를 맡았던 남정현 배우의 듀엣이 이어졌고, 국악예고 출신의 아메리칸 마인드를 자랑하는 저스틴 역의 조윤상 배우가 선보인 '이매진'은 목뼈가 부러져 다시는 춤출 수 없으리란 의사의 이야기를 딛고 이겨낸 감동적인 스토리로 또 한번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장재웅, 조현우 두 배우의 듀엣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객석에 앉아 있던 '알버트' 여신을 찾아내며 큰 웃음을 줬다.

또 최수진 배우는 데뷔작인 '잭더리퍼'의 글로리아 솔로곡 '바람과 함께'를, 온주완 배우는 '사랑했지만'을, 강성욱 배우는 본인이 출연했던 뮤지컬 '베르테르'의 '괜찮아요'를 선보였다. 온주완 배우는 '그날들'에 절대 욕심이 없음을 강조하며 '사랑했지만'을 불렀다.

   
 

또 매력적인 개인 무대 외에 재미있는 토크도 이어졌다. 이날의 백미는 조윤상 배우의 라이브 방송 사건과 분장실 이동 사건이었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 '뉴시즈'인 만큼 배우들의 부상이 잦았던 가운데 부상으로 집에서 쉬고 있던 조윤상 배우가 너무 심심해서 라이브 방송을 했다는 이야기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성인 배우들의 성인 토크를 못 견디고 아역들이 분장실을 이동했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이외에도 깨알 같은 토크들이 정말 많았다.

콘서트의 마지막은 '나에게 쓰는 삼행시'였다. 원래 집들이 콘서트의 고정 코너는 '나에게 쓰는 편지'지만 22명이 다 쓰기엔 시간이 부족해 융통성 있는 진행이 이뤄졌다. 온주완 배우를 비롯한 배우들은 꼭 내년에 돌아오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담은 삼행시로 '뉴시즈'를 기다리는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줬다.

   
 

마지막에는 객석에 있던 고훈 배우와 '레스' 역의 아역 배우 한우종이 함께하며 포토타임을 비롯한 마지막 무대를 선보였다. "올해 마지막 구호"란 이야기 속에 배우들이 평소 뉴시즈 공연 전에 하던 구호를 끝으로 공연이 끝났다. 하지만 백암아트홀의 모두는 내년에도 다시 신문을 팔러 돌아오기를 기대했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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