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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왜 사각관계일까?'라고 의문을 품을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뮤지컬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그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전설과도 같은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라다메스를 사랑하는 인물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그의 아버지 조세르다. 정확히는 집착과 소유욕에 가깝겠지만 어쨌든 작품의 악역이자 중심 갈등을 만들어내는 사람답지 않게 라다메스를 아끼는 마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예를 들자면 그는 자신이 왕이 되려는 것도 아니고, 왕을 없애는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것도 아니고, 라다메스에게 해가 가지 않을 방법으로 자신의 악행을 준비한다. 라다메스가 그 사실을 알고 대립할 때도 그는 '아들바보'답게 라다메스의 행동을 순순히 용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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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법도 한 것이 뛰어난 장군이자 모험가,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알고 여성에게도 고개를 숙일 수 있는 잘생긴 남자라니. 실로 누구든 그를 흠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행동은 21세기에도 하기 어려운 일들뿐이다.

이 작품의 아쉬운 점이기도 한데 가볍게 말했지만 반대로 보자면 핵심 악역인 조세르가 디즈니 작품의 특성상 그 악인다운 면모가 명확히 드러나진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다와 갈등을 일으켜야 하는 암네리스 역시 시녀인 아이다를 믿고 따르고 친구로 대하는 너무나 착하고 순진무구한 공주님일 뿐이다. 물론 이 점이 아이다에게 더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요소가 되긴 하지만, 작품 전체에 있어 주인공을 고난에 빠트리는 악역이 없다는 점에서 극적인 재미는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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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착한' 이야기에서도 매력을 만들어내는 게 뮤지컬 '아이다'의 대단한 점이다. 앞서 말했듯 두드러진 악역이 스토리 상에서 나타나지 않지만, 그런데도 이집트와 누비아는 어떻게 될지,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사랑이 이루어질지, 그 과정에서 허영심이 있지만 순진무구한 암네리스는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지 관객들에게 뒤가 궁금해지는 긴장감을 선보이기엔 충분하다. 왜냐면 이들의 이야기가 왕가라는 껍데기에 쌓인 단순한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 인종, 국가, 신분 등의 벽을 허물어나가는 이야기기 때문이다.

엔딩 역시 이러한 맥락에 맞게 단순한 두 사람의 해피엔딩이 아니라 둘의 죽음을 발판으로 암네리스가 전쟁의 참혹함을 깨닫고 그것을 멈추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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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는 이렇듯 두 남녀의 사랑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모든 이에게 필요한 인류애를 말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요즘처럼 이기주의, 민족주의가 펼쳐지는 시대에 계속해서 살아남아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그리고 스토리 외의 다른 부분을 굳이 말하자면 설명이 필요 없는 수준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탑뷰 형식의 배경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개성을 보여주며 밤하늘을 묘사하거나 불그스름한 노을과 실루엣의 조합으로 이뤄진 배경은 영화 같은 영상미를 제공하는 동시에 한정된 공간에서 최고의 것을 만드는 무대 예술임을 느끼게 하는 훌륭함을 자랑한다. 음악은 또 어떤가. 그 유명한 '엘튼 존'이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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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는 2017년 3월 11일까지 샤롯데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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