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밀리는 기술력, 대만의 TSMC

사진=TSMC 제공

[MHN 문화뉴스 김종민 기자] 한국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대만에는 TSMC가 있다.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종합 반도체 회사다. '동학 개미'들의 대장주이자 한국 증시 시가총액의 20%대 비중을 차지하는 글로벌 대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주가가 상한가 9만6천원을 돌파해 현재도 8만8천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45.16%다. 

그런데 같은 기간 TSMC는 60.12% 상승했다. 세계 투자자들이 더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2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인데, 반도체 세부 분야인 '파운드리'에서는 TSMC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TSMC는 어떤 기업이길래 이런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22일 TSMC 주가, 사진=야후 파이낸스

 

■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 생산만 하는 파운드리

반도체 기업은 생산 공정을 기준으로 크게 팹리스, 파운드리, 그리고 종합 반도체 회사로 구분된다.

팹리스 기업이란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고, 설계와 판매만 하는 기업이다. 팹리스는 '팹(Fab)'과 '리스(less)'의 합성으로, 팹이 'Fabrication(제조)'의 약자다. 제조는 위탁 업체에 맡기고, 설계만 담당한다.

파운드리 업체는 반대다. 받은 설계도를 바탕으로 위탁 생산을 담당한다. 생산 공정과 라인은 갖춰졌지만, 설계 기술이 없다. 그래서 팹리스 기업은 파운드리 기업에 외주를 맡긴다.

종합 반도체 기업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담당하는 회사를 말한다.

TSMC는 파운드리 기업이고,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기업에 속하나 DS부문에 파운드리 사업부를 갖추고 있다.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진=삼성반도체이야기

 

■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 파운드리 1위 TSMC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탄생부터 파운드리에 특화했다.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회사와 생산하는 회사로 나뉠 것이라는 '대만 반도체의 아버지' 모리스 창 창업주의 예측이 적중한 셈이다.

현재를 기준으로 팹리스 기업의 대다수는 TSMC에게 하청을 맡기고 있다. 주요 대기업인 애플, 퀄컴, 엔비디아(NVIDIA), AMD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 역시 TSMC에 물량을 맡기는데, 삼성전자의 휴대폰에는 자사의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칩만 탑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TSMC의 자산은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33년간 구축된 '두터운 신뢰'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5년에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고, 2017년 사업부를 분리해 본격적인 파운드리 경쟁에 참여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TSMC는 파운드리 특화인 것 역시 강점이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로 자체 설계를 하지 않고 외주 생산에 특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회사로, 자체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오히려 약점이 된다. 이를테면 애플의 경우 삼성에 위탁 생산을 맡긴다면, 칩 설계 등 기술적인 내용이 '자체 생산 가능한' 경쟁사에 노출되는 셈이다. TSMC는 이들 고객과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신뢰를 쌓아왔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TSMC의 주요 협력사 애플, 사진=애플 제공

 

■ TSMC 최초 5나노 공정...삼성은?

TSMC는 지난해 2분기부터 5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는 업계 최초다. '나노 공정'이란 제품의 집적도를 높이고 반도체 소자 간 거리를 좁히는 나노 공학이다. 거리가 좁을수록 전력 소비 및 생산 단가 면에서 유리하게 된다. 

삼성의 경우 2019년부터 7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했고, 작년 1월부터 3나노 공정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으나, 여전히 5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TSMC에게 한 수 밀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기술 격차를 좁혀 파운드리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생산 투자에 나섰다. 2019년 기준 9조 1700억원을 파운드리 분야에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또 2030년까지 133조원을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45%인 60조원을 생산 공정에 투입해 TSMC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다.

평택 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에 맞서 지난 17일 TSMC에서도 올해 파운드리에만 30조원을 투자하기로 밝혀, 기술 격차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는 업계 예상을 20~30% 웃도는 수치다.

다만 삼성전자에서 기술력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구심을 품는다. 이는 TSMC가 오랜 기간 구축한 협력사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들은 설계 업체들이 단순히 기술력이나 가격만으로 거래처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고, 파운드리와 설계를 독립적으로 운영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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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IT] 대만의 삼성전자, '파운드리 1위' TSMC와 삼성을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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