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다시 보는 한국 리얼리즘 연극 대표작
1964년 국립극장 희곡공모 당선작
문학 교과서 속 희곡이 무대에서 살아난다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70주년 기념작 <만선>을 9월 3일부터 19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만선>은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 당선작으로 같은 해 7월 초연되어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에서 천승세 작가에게 신인상의 영예를 안겼다. 1960년대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서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 깊은 공감을 샀고 이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4월 70주년 기념으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국립예술단체의 공연 운영이 중지됨에 따라 관객과 만나지 못했다.
<만선>은 작은 섬마을을 배경으로 빚을 갚기 위해 거친 파도에도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무력한 현실과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를 향한 고집스러운 자부심 탓에 파멸해가는 가정의 처절한 모습을 동시에 그려냈다.

평생을 배 타는 일밖에 몰랐던,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곰치와 그의 아내 구포댁 역에는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활약하는 배우 김명수와 정경순이 캐스팅되었다. 김재건, 정상철 등 과거 국립극단의 단원으로 활동했던 원로배우들과 이상홍, 김명기, 송석근, 김예림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이 함께해 세대를 초월한 연기 합으로 무대를 가득 메울 예정이다.
극의 배경인 어촌마을과 바닷가의 비바람을 실감 나게 구현한 무대는 제31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이기도 한 이태섭 무대디자이너가 맡았다. <만선>의 키를 잡은 심재찬 연출은 “신구 세대가 함께 호흡하게 되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제목 그대로 객석이 만선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국립극단은 자체 홈페이지 내 ‘동반자 외 좌석 한 칸 띄어 앉기’ 예매 시스템을 운영한다. 일행은 평일 2매, 토·일요일 4매까지 연속된 좌석을 선택할 수 있으며, 선택된 좌석 좌우로 한 칸 거리두기가 자동으로 지정되는 방식이다.
9월 5일 공연종료 후에는 심재찬 연출, 김명수 배우(곰치役), 정경순 배우(구포댁役)이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진행되며, 매주 목, 일요일에는 영어 자막서비스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