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전망 하향 발표에 주가 하루 새 23% 급락
복합 조제약 확산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 추락
종근당·일라이릴리 등 관련주도 줄줄이 하락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문화뉴스 윤세호 기자)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잘 알려진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29일(현지시간) 노보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 심화로 하반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3~21%에서 8~14%로 낮췄다.

이 발표에 따라 덴마크 증시에서 주가는 장중 한때 29.8% 급락했으며,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23%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 하루 동안 시가총액 약 700억 달러(약 97조 원)가 증발했고, 2025년 누적 하락률은 44%에 달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2021년 위고비 출시 이후 유럽에서 주목받는 상장기업으로 부상했으나, 최근 들어 복제약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 내 위고비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규정을 악용한 '복합 조제약'의 확산으로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탈리아 금융사 바노르 심의 안젤로 메다 주식 부문 책임자는 "노보노디스크가 시장의 인기 종목에서 최악의 종목으로 전락했다"며 "불법적인 유통 채널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노보노디스크는 최고경영자(CEO) 교체도 함께 발표했다. 신임 CEO로는 국제사업부문 부사장 마지아르 마이크 도우스다르가 임명됐으며, 오는 8월 7일에 공식으로 취임한다. 이번 인사는 지난 5월 라르스 프루어고르 예르겐센 전 CEO의 해임에 따른 후속 조치다.

도우스다르 신임 CEO는 성명을 통해 "강력한 성과에 집중하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헬게 룬드 이사회 의장은 그를 “노보노디스크의 다음 성장 단계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노보노디스크의 실적 부진과 함께 관련 기업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종근당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6%(8300원) 하락한 8만 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종근당은 노보노디스크의 전략적 파트너로, 위고비의 국내 공동 영업 및 마케팅 계약 체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는 지난 2024년 10월 국내 출시 이후 2025년 1분기에 7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전체 비만약 시장에서 6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노보노디스크의 실적 경고로 경쟁사 일라이릴리의 주가도 5% 동반 하락했다. 이는 GLP-1 계열 체중감량 치료제에 대한 시장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문화뉴스 / 윤세호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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