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PRI 직원, 자동화 설비에 신체 일부 끼여 사망
미국 내 반복되는 안전 위반과 사고에 우려 커져
미시간 안전보건청, LG에 7건의 고의적 안전 위반 적발

(문화뉴스 윤세호 기자) 미국 미시간주 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또다시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지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지난 27일 오전,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875 E. 48th St. 소재 공장 내 생산라인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LG의 자동화 설비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LG PRI 소속 직원으로, 작업 중 기계에 신체 일부가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홀랜드 공공안전국(HDPS)은 “피해자가 명확히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으며, 현장에서 긴급 구조나 심폐소생술은 시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필립 리너트 LG에너지솔루션 북미 대외협력 매니저는 “사고 희생자의 유가족과 동료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해당 라인의 신규 설비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즉시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조사에 적극 협력 중이며, 유족에 대한 존중으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산업안전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에도 같은 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2024년 4월 미시간 산업안전보건청(MIOSHA)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7건의 안전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총 15만 달러(약 2억 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 중 두 건은 ‘고의적(Willful) 위반’으로 분류돼 각각 7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는 미국 연방산업안전보건청(OSHA)의 기준에 따르면 회사에 부과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유형의 위반으로, 고용주가 규정을 알고도 고의로 무시하거나 명백히 무관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제가 된 위반은 기계의 예기치 않은 작동과 저장된 에너지 방출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계 및 장비의 정비, 유지, 관리를 포괄하는 ‘락아웃/태그아웃’ 절차와 관련된 것이다. 이를 포함한 7건의 안전 위반 사항은 모두 최고 수준의 발생 위험도로 측정됐다.

미국 연방산업안전보건청 자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7년 이후로 총 24건의 안전 위반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들 중에는 단순 경고를 넘어 반복적이고 중대한 위반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29일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으로는 안전조치 미비 기업 적발 시 과태료가 최소 5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입법적 보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는 앞서 살펴본 미시간 산업안전보건국이 LG에너지솔루션에 부과한 15만 달러(2억 원)의 벌금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으로, 향후 관련 법 개정과 처벌 강화에 어떤 노력이 집중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뉴스 / 윤세호 기자 press@mhns.co.kr
